하지만 재계는 추가 분쟁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조 회장을 둘러싸고 그룹 내부간 의견 불일치가 감지되고 있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다. 삼남매 지분율이 엇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한진 “차기 회장은 조원태” 공정위에 알려
공정위에 따르면 이날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조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 범위를 확정한 자료를 제출했다.
그동안 업계는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차기 총수가 될 것으로 봤다. 사실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된 데다 조현아·조현민 자매는 사회적 물의를 빚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복귀하기 쉽지 않다.
특히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제출한 공문에 “내부적인 의사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총수 지정을 두고 그룹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추측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총수 지정 마무리했으나..경영권 분쟁 가능성 ‘여전’
현재까지 고 조양호 회장의 유언장 유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구두로 언급한 “사이좋게 협력하라”는 내용이 전부다. 그룹 관계자는 유언장에 대해 “추가 확인이 불가한 내용”이라고 말을 아꼈다.
만일 유언장이 없다면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17.84%)은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삼남매는 각각 1.5:1:1:1 비율로 지분을 나눠갖는다. 이 경우 이 전 이사장 5.94%, 삼남매가 각각 3.96%씩 갖게 된다. 삼남매의 한진칼 보유지분이 2.3%대로 엇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머니인 이 전 이사장의 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세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생전에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환산할 때 1700억원 안팎의 상속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를 부담하기 위해 기타 계열사의 지분 매각,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이 고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