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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희생자를 기억하며(Remembering the Lives Lost)….”
27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온라인판 한가운데 실린 부고 그래픽 제목이다. NYT는 그래픽을 통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10만명 이상 사망자의 이름과 나이, 지역 등을 빼곡히 적었다. 온라인판 톱기사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10만명 돌파’를 올린 동시에 부고를 주요하게 다룬 것이다.
NYT는 이날 오프라인 신문 1면에도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짤막한 부고를 실었다. 지난 24일 이후 두 번째로 1면을 할애한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숨진 미군보다 많아”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은 사람이 10만명을 넘어서며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NYT 등 주요 일간지는 상세한 부고 기사를 잇따라 싣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앉은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0만47명으로 집계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이는 전세계 사망자의 28.3% 수준이다. 지난 2월6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뒤 불과 111일 만이다.
NYT는 “사망자 10만명은 한국전쟁 이후 모든 군사 분쟁에서 숨진 미국 장병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라며 “1968년 A형 독감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미국인 희생자에 맞먹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0만명의 사망자는) 하루 평균 1100명이 코로나19에 희생됐다는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비교해보면 숨이 멎을 지경”이라고 했다.
NYT와 함께 양대 일간지로 불리는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온라인판에 큼지막한 글씨로 ‘사망자 10만(100,000 DEATHS)’이라고 썼다. WP는 또 ‘죽은 이들의 얼굴들’이라는 제목으로 더 자세한 부고 기사를 실었다.
WP는 “과거 그 어떤 전염병도 코로나19처럼 무자비하게 목숨을 앗아가지 않았다”며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전염병이 사람들을 희생시켰고 격리 조치로 죽은 이들에 대한 애도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WP “트럼프 평소답지 않게 침묵 일관”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150만~200만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트럼프 대통령의 대권 경쟁 상대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은 이날 자택에서 낸 영상 메시지에서 “(사망자가 10만명을 넘는 단계까지) 여기까지 오지 않았어야 했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유족들을 향해서도 “국가가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애도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경제 재가동을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각 주의 경제 재개를 촉구해 왔다.
한편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69만5776명이라고 존스홉킨스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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