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때리기' 트럼프 재선 가능성에 중국이 반색하는 이유

中관영매체, 평가 자제하면서 소요사태 우려
美민주주의 비난, 中사회주의 우수성 포장
트럼프 대선 후 대중 압박 전방위로 커질듯
중국, 디커플링 대비해 '쌍순환' 강조
  • 등록 2020-11-04 오후 9:26:10

    수정 2020-11-05 오전 8:10:06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은 내심 트럼프의 재선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미중 간 갈등이 봉합될 수 없다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세계를 갈라놓고 있는 트럼프가 중국의 리더십을 위해서는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미중 간 디커플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은 고민거리다.

중국 “소요 사태 일어날수도” 민주주의 체제 비난

4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 대선 투표 결과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되든 중국 때리기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영 매체들은 이번 대선 과정 자체를 비판하면서 미국이 분열로 인해 대규모 폭동이나 소요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비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이날 “미국은 이번 선거에 많은 투자를 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두 세력에 의해 분열됐다”면서 “이들은 누가 더 중국에 강경한지를 놓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인물이긴 하지만 중국 대중은 내심 트럼프의 재선을 바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국 대중들은 트럼프의 당선을 확실시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도와준 실패자로 보여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코로나19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역을 끊임없이 비판하면서 국민의 자유를 가능한 보장하는 미국의 방식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트럼프의 실패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는 스스로를 더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정부로 포장하고,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조 바이든은 ‘바이덩(白等)’로 불린다. ‘헛되이 기다린다’라는 의미다. 그만큼 트럼프의 재선을 기대해온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중국은 대미(對美) 전략을 새로 짜야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후 대중(對中) 압박을 더 강화하겠지만, 중국 지도부가 협상과 마찰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어 오히려 협상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샴보우(David Shambaugh) 조지 워싱턴대 교수는 최근 ‘차이나유에스 포커스’란 홍콩 주재 미중교류재단이 발간한 리포트에 기고한 글에서 “바이든이 어떤 분야에서 트럼프와 맞설 수 있느냐를 보면 바로 동맹, 파트너, 다른 나라와 협력해 중국에 반격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일방주의는 불행히도 화살이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국을 향했다”고 말했다. 즉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동맹국을 이용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더욱 어렵게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집권 2기 ‘미중 디커플링’ 가속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 때리기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화웨이와 틱톡 등 IT 기업은 물론 대만, 티베트 등을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고 있는 ‘하나의 중국’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 부임 이후 미국과 대만 간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지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리스크를 고려해 향후 5년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거듭 언급하고 있는 국내와 국제 간 ‘쌍순환’(雙循環·이중 순환) 발전 전략이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말 앞으로 5년간(2021~2025년) 경제 계획을 논의하는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이같은 기조를 확정했다. 쌍순환은 국제·국내 시장을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대순환’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 결국 중국이 내수 위주의 자립 경제에 집중해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경제 자립이란 화웨이 제재 등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술 자립’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고도화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기술 등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려갈 예정이다. 물론 중국은 미국이 추구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막기 위해 개방 확대 기조를 멈추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한 군 현대화를 가속해 국방력과 경제력의 동반 향상을 촉진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미국과의 무력 충돌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세계적으로 전략적 경쟁과 군사 갈등이 심해지고 안보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군은 건군 100주년이 되는 2027년까지 국방 및 군대 현대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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