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6개보 내달 개방…"수질개선 도움 안돼" VS "가뭄에 물부족"

내년 16개 보 모두 개방..시설 개선비 1100억 투입
환경단체 “효과 미미해 수문 더 열어 방류량 늘려야”
지역 농민 등 "이 가뭄에 보 개방, 농업용수 부족 우려"
  • 등록 2017-05-29 오후 5:49:02

    수정 2017-05-29 오후 5:49:02

△손병석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이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4대강 보 개방과 가뭄대책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보 개방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전국에 있는 4대강(한강·낙동산·금강·영산강) 16개 보 중 녹조발생 등 수질 오염이 심각했던 6개 보가 다음달 1일 오후 2시부터 개방된다. 이번 보 개방은수질 개선과 함께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목표 수위를 정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이번 조치만으로는 수질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수문을 더 열어 방류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수문 개방을 반대하고 나섰다.

정부는 29일 오전 세종청사에서 국무조정실·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국민안전처 5개 부처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어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다음달부터 내년 12월까지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2일 “하절기 이전에 4대강 녹조발생이 심하고 체류시간이 길며 수자원 이용에 영향이 없는 보를 즉시 개방토록 한다”는 대통령 업무지시에 따른 조치이다.

성윤모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정부는 우선 6개 보에 대해 유수량을 늘려 녹조발생을 억제는 물론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가뭄 해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내기철 감안, 농업용수 차질 없게 수위 조정

정부는 대통령 지시가 내려진 당일 국무조정실에 환경부, 국토부,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통합물관리 상황반’을 설치하고 6개 보의 개방수준을 정했다.

정부는 보의 개방 수위는 모내기철임을 고려해 농업용수 이용에는 지장이 없는 수위(1단계)까지 수시 개방할 계획이다. 6개 보의 개방 수위는 현재 관리하고 있는 수위보다 0.2~1.25m 정도 낮춘 수준이 될 전망이다.

먼저 개방되는 6개 보는 농번기를 감안해 양수(물을 퍼 올림) 제약수위에 미치지 않도록 조절해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

정부는 농업용수 사용이 끝나는 시기 이후에는 2단계로 6개 보의 수위를 지하수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 등으로 더 낮추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은 “농번기가 끝나는 10월부터는 2단계로 수위를 양수 제약수위까지 낮춰 유수량을 늘릴 계획”이라며 “6개 보에 대해 2단계 수위조절이 실시되면 1단계 때보다는 녹조발생 억제 등 수질개선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니터링 실시…가뭄 대응 특별교부세 70억 지원

정부는 29일부터 보 개방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 보 개방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모니터링은 농업용수 등 용수공급, 어도(물고기 길) 등 생태계, 지하수 수위, 양수 수위, 수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토부·환경부·농식품부·한국수자원공사·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추진한다.

특히 환경부는 먼저 개방하는 6개 보 외 나머지 10개보를 포함한 총 16개 보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약 1100억원을 투입해 어도, 양수장 등 관련시설 개선 공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사기간은 1년 6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향후 개방되는 10개 보는 한강 이포보·여주보·강천보, 낙동강 상주보·낙단보·구미보·칠곡보, 금강 세종보·백제보, 영산강 승촌보다.

정부는 가뭄 극복에도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은 지난 3월 25일 ‘경계’ 단계에 도달했다. 향후 강수량이 부족할 경우 다음달 말경 ‘심각’ 단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남부 지역도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최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관계로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 지역에 각각 25억원과 4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가뭄이 심화될 경우에는 농식품부의 가뭄대책비 93억원을 신속히 추가 지원하고, 예비비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환경단체 ‘실효성 없다’ VS 농민·지자체 ‘농업용수 부족 우려’

정부의 4대강 보 개방 계획에 대해 환경단체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4대강 보 전면개방 등 더 적극적인 조치를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양수 제약수위까지인 0.2~1.25m 가량 수위를 낮추는 것은 22일 발표에 비해서도 후퇴한 것”이라며 “소극적인 방류수위 저하를 통해서는 수질개선 효과가 있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에서는 보 개방에 부정적이다. 충남 공주시는 공주보 개방시 농업용수 부족은 물론 해마다 개최해온 수상 스포츠 대회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보 개방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공주시는 공주보의 금강신관공원 일원에서 해마다 전국 수상스키·웨이크보드 대회와 조정경기 등을 열고 있다.

공주시 관계자는 “수상스키에 필요한 동력선을 운항하려면 수심이 최소 3m 이상 확보돼야 한다”며 “물이 너무 많이 빼면 대회 개최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4대강 16개 보 현황.(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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