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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청년실업난을 해소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증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이 감당해야 할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어 우려된다.
3만명대 증원, 3년 만에 최대 임금인상률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1만6315명(잠정) 국가직 공무원을 증원하는 2020년 예산안을 상정·처리했다. 이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에서 마련한 내년도 수정 예산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결과 내년도 증원 규모가 당초 정부안(1만8815명)보다 2500여명 줄었다”고 말했다.
지방직도 1만명 넘게 증원한다.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상 지방공무원 충원 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지방직 충원 규모는 1만4400명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기준인건비, 지자체별 인사위를 통해 내년 2월에 증원 규모가 확정될 것”이라며 “1만5000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무원 채용 규모는 증원 규모보다 더 많을 전망이다. 일반 행정직도 퇴직자에 따른 자연증가분을 감안해 매년 신규 채용을 하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자는 3만2864명(국가직 1만9752명, 지방직 1만3112명)이었다.
내년에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도 높아진다. 앞서 정부는 공무원노조와의 협의 등을 거쳐 내년도 인상률(공무원 처우개선율)을 2.8%로 하는 정부안을 마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야 논의 결과 정부안대로 인상률이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2017년(3.5%) 이후 3년 만에 최대 인상률이다. 2018년 2.6%, 2019년 1.8%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던 인상률이 반등할 전망이다. 임금이 동결되는 1급 이상 고위공무원 1000여명을 제외하면 국가직·지방직 107만명(2018년 12월31일 정원 기준) 가량의 임금이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공무원 임금이 오르면 인건비도 증가한다. 인사처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평균 월급(기준소득월액 평균액 기준)은 530만원으로 연간 소득(세전)으로 6360만원이다. 내년도 인건비 총액은 39조원으로 올해(37조1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5.1%) 증가할 전망이다.
앞으로 정부는 대선 공약에 따라 2022년까지 현장직 등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원 계획과 관련해 “단순히 비용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청년실업난 해소, 대국민 서비스 향상 등 사회적 편익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꼭 필요한 곳의 증원은 나쁘지 않으나 정부가 공무원을 줄이려는 노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는가”라며 “인구가 줄고 인공지능(AI)가 대체하는 시대에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호봉제를 폐지하고 지속 가능한 연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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