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국가로 가는 첫걸음’ 文대통령, 4인 가족 사례 들며 예산안 설명(종합)

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통해 포용국가 구체적 로드맵 제시
“적극적 재정운용 필요” 470.5조 슈퍼예산, 포용적 성장 마중물 사용
‘포용적 성장’, 文대통령 경제철학 포괄…소득주도성장보다 상위 개념
일자리창출·혁신성장·사회안전망·국민안전 등 예산안 4대 기조 설명
  • 등록 2018-11-01 오후 5:15:19

    수정 2018-11-01 오후 9:22:13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서자 여야 의원들이 기립해 환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470조5000억원의 슈퍼 예산을 포용적 성장을 위한 마중물로 사용해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의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9.7% 늘면서 2009년도 예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해 전부터 시작된 2%대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성장의 그늘에 가려있었을 뿐 문 대통령이 정치입문 이후부터 사용해온 주요 경제전략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포용적 성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이는 대기업 vs 중소기업, 정규직 vs 비정규직, 부자 vs 빈자뿐만 아니라 남북문제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포용적 성장은 문 대통령의 경제철학 전반을 규정하는 상위 개념이고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포용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하위개념으로 볼 수 있다.

文대통령 ‘포용국가’ 8번 언급…출산급여·아동수당·기초연금 등 4인 가족의 삶 변화상 제시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경제문제에 가장 무게를 뒀다. △고용참사 △내수부진 △부동산 폭등 △증시 폭락 △성장률 저하 등 경제 분야 성적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3대 경제기조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하면서도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통해 ‘다 함께 잘살기’라는 이른바 포용국가의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포용’이라는 단어를 18번, ‘포용국가’라는 표현도 8번 거론했다. 비슷한 의미의 ‘함께’라는 말도 25번 언급했다.

주요 수단은 확장적 재정 운용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IMF, OECD 등 국제기구들도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초과 세수가 20조원이 넘었는데, 늘어난 국세 수입을 경기 회복을 위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재정 여력이 있다면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해야 한다. 이는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예산”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포용국가는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한다.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말로 압축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포용국가에 중점을 둔 내년도 예산안 집행으로 변화될 4인 가족의 삶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조’ 또는 ‘억’이라는 예산상의 숫자가 아니라 출산급여, 육아휴직, 아동수당, 신혼부부 임대주택, 청년내일채움공제, 기초연금 등 현 정부의 주요 복지정책을 설명하며 포용국가의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크게 △일자리창출 △혁신성장 △취약계층 지원 및 사회안전망 강화 △국민안전과 삶의 질 제고 등 4대 축이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는 △일자리예산 23조5000억원 △연구개발 예산 20조4000억원 △혁신성장 예산 5조1000억원 △근로장려금 예산 3조8000억원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기초생활보장 예산 12조7000억원 △일자리 안정자금 2조8000억원 △생활 SOC사업 8조7000억원 등이다.

文대통령, ‘만신창이’ 소득주도성장 대체 개념으로 ‘포용적 성장’ 제시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소득주도성장’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한 임금주도성장을 한국적 현실에 맞게 다듬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70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건의에 따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네이밍을 사용했다. 구체적인 수단은 최저임금 인상이었지만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강력 반발했다. 기대했던 내수활성화와 일자리창출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올 하반기부터는 매달 고용참사에 버금가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야당과 학계 일각에서 소득주도성장의 폐기 또는 전면 수정 압박에 시달렸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포용적 성장과 관련, “성장 과정에서 경제주체가 참여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얻어진 혜택을 고르게 공유하자’는 이야기”라면서 “포용적 성장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내세운 것이다. 포용적 성장을 조금 더 큰 틀로 보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보면 정치적 공세에 만신창이가 돼버린 ‘소득주도성장’ 대신에 ‘포용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네이밍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 역시 6월 지방선거 압승 이후 집권 2기에 돌입하면서 포용적 성장을 자주 언급했다. 포용적 성장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에게 성장의 결과가 배분되고 두루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신자유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의 경우 성장 수혜층이 소수에 그치고 다수가 배제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

특히 이러한 배제적 성장담론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견인하기 힘들다는 반성도 내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해외순방이나 국제회의에서도 포용적 성장을 자주 거론했다.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는 물론 지난 10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ASEM)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무대에서 “우리 정부는 사람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며 포용적 성장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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