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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성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더구나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얻은 것`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생애 첫 `찌질남` 연기에 도전했고 반응도 좋았다. 앞선 드라마 `로열패밀리`에 이은 흥행 2연타. 지성은 `높은 곳`에서도 `낮은 곳`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성은 "인생을 깨달은 느낌"이라며 "오히려 두 작품이 잘 되니까 더 겸손해졌다. 감사함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성과의 인터뷰는 내내 지성의 소탈한 답변 속에 진행됐다. 말이나 표정 간간이 체득된 겸손이라기 보다는 타고난 성품 같은 진심이 느껴졌다.
"진부령을 내려가는데 자전거 속도가 70km/h까지 나오더라고요. 정말 시원했는데 내려가고 났을 때의 홀가분함을 깨달았어요. 인생이 원래 그 자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괜히 내려가기 싫어 발버둥치지 말자는, 내려가더라도 올라갈 생각을 하고 후련하게 내려오자는 생각을 갖게 됐죠."
지성의 소탈한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방문한 부산 영화제에서 지성은 다른 배우들을 곤란하게 만든 기억이 있다. 스타로드를 통해 부산의 영화팬들과 만나는 자리, 지성은 둘러싼 팬들과 사진을 함께 찍는 팬서비스를 발휘했다.
지성은 "나중에 들으니 뒤에 계신 배우들이 `우린 어떻게 하라는 거야` 부담을 느꼈다고 하시더라"고 웃음을 지었다. `보스를 지켜라` 이후 매니저와 단 둘이 "거지 행색"으로 유럽 여행을 마친 지성이니 그다운 행동이었다.
아울러 김재중-장근석과의 친분도 전했다. 지성은 김재중과는 드라마를 통해, 장근석과는 사적인 술자리에서 친분을 쌓았다.
"재중이를 바라보면서 아이돌에 선입견을 버릴 수 있었어요.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는 친구에요. 가수를 오래해 온터라 연기에 대한 부담이 컸을 텐데 겸손함으로 부담을 푸나 싶었어요.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겸손하게 대하더라고요. 근석이는 부산에서 한 발언을 봤어요.(장근석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할리우드 진출을 호기롭게 선언했다.) 그런 매력이 있는 친구에요. 제가 하면 진짜인데 근석이가 하면 귀엽죠. 저요? 저도 우리나라 배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다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