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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녀 프로골프투어는 4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티샷도 하지 못한 채 멈춰 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던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이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이어지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의 대회 개최도 어려워졌다.
남자부 KPGA 코리안투어도 사정이 비슷하다. 18일 예정됐던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을 하반기로 연기했고, 5월 개최 예정이던 SK텔레콤 오픈과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은 올해 대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남녀 프로골프투어는 5월까지 최소 9개 대회가 열리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투어가 전면 중단되면서 프로골프 산업은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선 대회 취소로 두 달 동안 최소 235억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상금과 대회 운영비,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대회 참가 시 소비하는 선수들의 지출 그리고 갤러리 입장 수입 등이 모두 사라진다.
손실이 가장 큰 것은 대회 운영 업체들이다. 9개 대회에서 약 118억원 정도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 영세 업체로 경기 진행 요원을 담당하는 인력공급업체부터 장치물을 제작하는 하청업체까지 모두 일거리가 날아간 탓에 관련 수입이 제로다.
올해 취소됐거나 예정된 9개 대회의 평균 상금은 약 8억2000만원이다. 평균 운영비를 상금의 1.5배로 계산했을 때 대회당 12억원을 쓰게 된다. 9개 대회가 모두 취소되면 이에 따른 손실액만 최소 108억원이다.
여기에 대회를 앞두고 기업이 직접 추진해온 홍보와 마케팅까지 중단된다. 온라인 및 SNS 홍보비, 현수막 및 포스터 제작 등으로 1억~2억원 정도를 쓰고 있다. 이 비용만 최소 10억원이다.
대회 취소로 상금 그리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 선수들의 수입 역시 완전히 멈췄다. KLPGA 투어는 7개 대회에 52억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었다. KPGA 코리안투어는 SK텔레콤 오픈 15억원을 예정했고,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은 7억원이었다. 9개 대회에만 총 74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었으나 대회 취소로 선수들이 받을 상금은 모두 사라졌다.
프로골프 대회 유치를 통해 지역에 발생했던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3~4일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최소 2~3일전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 인근에 숙소를 얻고 준비를 시작한다. 숙박비와 식대, 교통비 등으로 최소 100만원 이상을 쓴다. 캐디피 등을 포함하면 선수 1명당 최소 2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한다. 대회당 참가선수를 120명이라고 할 때 최소 2억4000만원이다. 공식적으로 집계가 되지 않는 갤러리의 개인별 지출까지 포함하면 손실은 최소 3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남녀 각 2부 투어와 시니어 투어 등도 취소됐거나 5월 개막을 앞둔 대회의 정상 개최가 어려워 손실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투어 중단으로 일손을 놓은 관련 업체들은 피해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대행업체는 물론 선수들을 지원하는 매니지먼트사도 수입이 크게 줄면서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권장하거나 추가 채용을 미루고 있다.
4월과 5월 동안 4개 대회의 운영을 맡았던 A사 관계자는 “프로골프대회가 전면 중단되면서 상반기에만 최소 50억원 정도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더 심각한 건 투어가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위기에 대처할 방법을 찾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