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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SNS를 통해 팬들과 설전을 벌이는 선수에 대해 이런 말을 남긴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는 ‘꼰대’의 낡은 훈계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 그의 말은 희대의 명언이 됐다. 스포츠계에서 SNS로 인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퍼거슨 전 감독이 1승을 추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프로스포츠에서 SNS 관련 크고 작은 파문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는 비공개 SNS에 미성년자 성희롱 및 장애인 비하 게시물 등을 게재해 논란을 빚은 신인 내야수 신동수를 방출 조치했다. 신동수의 SNS에 댓글을 단 다른 팀 선수들도 잇따라 징계를 받았다.
프로농구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 SK 최준용이 SNS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동료선수의 신체가 노출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그대로 내보냈다. 최준용은 곧바로 사과 글을 올렸지만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소속팀 문경은 감독이 대신 고개를 숙였고 KBL은 최준용에게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도 없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교육뿐이다. 선수단 SNS 교육을 담당했던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의외로 SNS에 대해 너무 모른다”며 “심지어 SNS에 다른 사람에 대해 안좋은 글을 올리면 범죄가 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은 사회뿐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SNS 문제는 스포츠 선수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학교에선 초·중·고를 가리지 않고 SNS 등을 통한 정신적인 폭력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오히려 물리적인 폭력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그에 반해 SNS 사용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학교는 담당 경찰관을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초청해 SNS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는 전문적인 교육이 전무하다. 끊이지 않는 SN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한다.
프로스포츠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분야다. 이미지가 망가지면 존재가치가 없다. 이미지가 더럽혀지면 프로스포츠의 존립 의미가 사라진다. SNS를 잘 쓰면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된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된다.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봤냐?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 데도 대접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들에게 항상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 최희암 전 연세대 농구팀 감독의 말을 선수들은 머리 속에 항상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