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완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어린이 뮤지컬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에 들어갈 노래 14곡을 사흘 만에 뚝딱 만들었다. 그 절반은 드라마 촬영장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흥얼거리면서 지었다고 한다. "고흐를 좋아해 주제 잡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또 머리 쥐어짜서 좋은 곡 나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삽입곡 중 가장 마음에 든다는 〈비가 오네〉는 "비가 오네 검은 비가 가슴 속에 오네/ 눈물 나네 초록 눈물 마음 속에 나네―"로 흘러간다. 김창완 삼형제가 만든 그룹 산울림의 〈아니 벌써〉 〈산할아버지〉 〈어머니와 고등어〉처럼 꾸밈없고 유쾌하면서도 슬프다. 그는 "덜 유치해서 좋다"고 했다. "더 상징적으로, 아름답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어려워질까봐, 전달력이 떨어질까봐 안 했어요."
노랫말이 있으면 멜로디는 절로 따라온다는 게 그의 작곡 이론이다. "음악적이라기보다 내내 문학에서 시작한 노래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즉흥적으로 노래를 만들고 또 따라부르는 그들만의 '어법'이 있다. 김창완은 "어른들이 이 뮤지컬을 보고 아이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저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세상의 한 조각 같은 공연이에요. 오락에 노출돼 있고 학원 왔다갔다 하고, 아이들 환경이 얼마나 척박해요. 요즘 애들은 동요도 안 부릅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믿는 건 어른들의 못된 심보지요."
"'살아 있구나!'였어요. 이 뮤지컬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도 시들지 않는 해바라기에 대한 희망 같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