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개' 이승현의 인생역정② '하이틴 스타에서 인생의 밑바닥으로'

  • 등록 2015-07-11 오전 10:37:40

    수정 2015-07-11 오전 10:37:40

‘얄개’ 이승현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캐나다에서 골프장을 다니녀 지렁이를 잡기도 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기간이었죠.”

이승현은 캐나다에서 삶의 밑바닥을 경험했다. 애초 생각했던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삼촌의 친구가 캐나다에서 유학원을 운영했다. 거기서 영어를 배우고 대학에 진학해 영화 연출을 전공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캐나다에 간 지 1년여 만에 삼촌의 친구는 비행기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세상을 떠났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 생활하기도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한국에서 사업을 벌였다가 실패했다. 이승현은 캐나다에 있는 7년 간 어머니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

어머니는 공직자로 오랜 기간 생활했다. 이승만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를 했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를 했다. 그러다 서울 종로, 을지로 일대에서 고깃집을 크게 운영했고 건축업에도 손을 댔는데 소값파동으로 식당을 접은 데 이어 사업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의지할 데도 없고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없었던 이승현은 캐나다에서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 학생도 아니고 영주권자도 아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별 게 없었다. 현지 한인 교포들에게 부탁해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굽거나 호텔 청소, 편의점 밤샘 근무 등이었다. 잠도 제 때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불규칙한 생활을 못하다 보니 몸이 불었다. 지렁이를 잡는 일을 한 것도 그 때였다. 해가 떨어지면서부터 새벽까지 골프장에서 지렁이를 잡으면 한마리당 캐나다 달러로 50센트를 줬다.

젊은 시절의 이승현(사진=영화 스틸컷)
“지렁이 잡는 게 돈 벌이가 되니까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밤새 하는 일이다 보니 몸이 견디기 힘들었죠. 한국에 있었다면 그래도 어머니와 같이 밥 세끼 먹고 나는 건 문제가 없을 텐데 이게 뭔 고생인가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어머니는 군산으로 내려가 문구점을 운영하다 스리랑카의 국제침구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1988년에 한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리랑카의 불교 지도자가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고생을 했는데 이승현의 어머니가 고쳤다. 스리랑카 정치인들도 이승현의 어머니가 스리랑카에 머물기를 바랐다. 어머니는 그런 실력을 바탕으로 쑥뜸을 일본에 수출하는 등의 사업을 해서 집안을 다시 일으켰다. 이후 필리핀으로 거처를 옮겨 현지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면서 선교활동을 했다.

이승현도 1994년 필리핀으로 갔다. 어머니의 권유로 신학을 공부했다. 1995년 필리핀에 유학을 와 있던 여성을 소개 받아 결혼을 했다. 1997년 함께 귀국해 처가가 있는 대전에서 살았다. 처가의 도움을 받아 작은 만두가게를 했다. 가정이 생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장사, 사업은 체질에 맞지 않았다.

“사업을 하면서 옥 방석, 공중전화, 감식초 등도 판매해 봤어요. 저는 배우지 사업가는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배우는 정년이 없는 직업이다. 이승현도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길이 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외로 기회는 빨리 왔다. 1998년 영화 ’블루스‘에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12년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제가 밑바닥까지 경험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땠을까요? 우울증 등이 심하지 않았을까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해요. 언제든 한국에 돌아가면 영화 감독을 하든 배우를 하든 카메라 앞에 꼭 선다는 마음은 잃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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