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두 개의 문`..영화, 사회를 고발하다

사회고발 영화 잇단 흥행
`남영동` `야만의 언론` 등도 연내 개봉
  • 등록 2012-07-09 오후 12:43:27

    수정 2012-07-09 오후 1:47:36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 ‘두 개의 문’ 포스터(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의문이 남는 사건이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재조명하는, 이른바 ‘무비 저널리즘’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는 사학재단의 비리를 고발해 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올 초 ‘부러진 화살’은 실화를 바탕으로 사법부의 부조리를 꼬집어 공감을 샀다.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는 3년 전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사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들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 고발 영화들이 늘고 있다. 언론의 특성이 가미됐다고 해서 이런 영화를 ‘무비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도가니’로 촉발된 ‘무비 저널리즘’은 ‘부러진 화살’로 일반화됐고, ‘두 개의 문’ 등을 거치며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가니’가 한국영화,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화 개봉 이후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도가니 법’이 만들어졌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영화 속 가해자,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은 최근 있었던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판결에는 영화 개봉 이후 새로운 목격자가 나오는 등 영화의 흥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화의 첫 번째 기능은 오락이다. 동시에 영화는 사회를 반영한다. ‘도가니’ 등 일련의 작품은 한국사회를 좀 더 깊이 있게 반영하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잃지 않아 더 큰 폭발력을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영화는 왜 언론의 기능을 대신하게 됐을까. 전문가들은 권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문과 방송 등 저널리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원인을 찾았다. 유홍식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는 “한국의 언론은 국민이 알아야 할 진실을 감추고 외면해왔다”면서 “이런 기존 저널리즘에 대한 불만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1년과 2012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사회고발 영화들. 영화 ‘도가니’ ‘두 개의 문’ ‘야만의 언론’ ‘부러진 화살’(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영화의 칼날은 거침이 없다. 사학재단의 횡포(‘도가니’), 권위적인 한국의 사법부와 검찰(‘부러진 화살’), 권력을 남용하는 국가(‘두 개의 문’)까지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언론의 폭력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 중이다. ‘야만의 언론’이 그것으로 영화는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중심으로 조선·중앙·동아일보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수구언론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영화는 김성재 전 청와대 행정관의 공저인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언론개혁을 화두로, 그중에서도 ‘조·중·동’을 정면에서 비판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러진 화살’의 메가폰을 잡은 정지영 감독이 고문의 잔인함을 고발하는 영화 ‘남영동’도 최근 촬영을 마쳤다. ‘남영동’은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985년 9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던 일을 적은 수기 ‘남영동’을 토대로 했다. ‘부러진 화살’에 변호사로 출연했던 박원상이 김근태 상임고문 역을 맡았고, 배우 이경영이 고문 기술자 이근안으로 분했다. 영화에서 극 중 배역 이름은 김종태, 이두한으로 바뀌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영화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비 저널리즘’이 무서운 또 하나의 이유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소비 행태에 있다. ‘두 개의 문’ 엔딩크레딧에는 834명의 배급위원 이름이 올라간다. 영화 개봉에 힘을 보태준 시민 후원자다. ‘두 개의 문’은 이들이 십시일반 모은 3000여 만원의 후원금으로 극장에 걸릴 수 있었다. 이들은 또한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영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까지 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2011년과 2012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 특별한 흐름이 한국영화계에 생겨나고 있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함께 만들어 배급, 홍보까지 하고 있다. 이는 한국영화, 한국사회가 그만큼 성숙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도가니’로 촉발된 흐름이 정권 말기 사회적 요인과 맞불려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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