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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지금은 당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경규가 처음 뜬 곳은 라디오였다. 이경규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이문세가 진행하는 MBC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 단골 게스트였다. 그때 이경규는 텔레비전에서 잘 나가는 개그맨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경규는 스탠딩 개그가 일색인 방송국에서는 발휘하지 못했던 화려한 입담을 선보이며 별밤 청취자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후 ‘일요일 일요일 밤’의 ‘몰래 카메라’를 통해 정상의 자리에 올랐을 때 '별밤'의 애청자들은 전혀(?)놀라지 않았다. 그만큼 라디오에서 보여줬던 이경규의 입담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경규를 비롯해 ‘별밤’이 낳은 스타는 이후에도 여러 명이 더 있었다. 방송인 박경림은 고등학생이던 시절 별밤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오른 버스에서 좌중을 휘어잡는 재치로 담당 작가의 눈에 띄어 ‘별밤’으로 연예계 데뷔를 하게 됐다. 이 밖에 이기찬 옥주현 박기영 리아 진주 수퍼주니어의 김려욱과 최근 홍채린까지 ‘별밤’을 통해 데뷔한 스타가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라디오는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아나운서들을 스타로 만들기도 한다. 각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들에게 고정적으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주 전 MBC 아나운서는 ‘굿모닝 FM 김성주 입니다’를 매일 오전에 방송하며 출근길 청취자들에게 TV에서보다 한층 더 친근한 모습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정지영 전 SBS 아나운서 역시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의 DJ로 골수팬들을 모았다. 2004년 8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정은임 MBC 아나운서 역시 생전에 진행하던 ‘정은임의 영화음악’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라디오 팬들에게 전설처럼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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