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작가열전]박경수·최호철, '가면'쓰고 '펀치' 날린 파워필력③

  • 등록 2015-12-13 오전 7:40:00

    수정 2015-12-13 오전 9:43:34

‘가면’ ‘펀치’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올 한해도 수 많은 콘텐츠가 대중의 곁을 스쳤다. 뇌리에 박힌 드라마도 있고, 잊혀진 예능도 있다. 그 많던 작품 중 시청자가 기억하는 건 소수다. 콘텐츠의 성공을 좌우하는 사공은 여럿인데 그 안에 핵심은 ‘작가’다. 글을 쓰고, 스토리를 짜고, 윤곽을 잡는 ‘1차 생산자’다.

‘2015 작가열전’엔 강렬한 획을 그은 남자 작가들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방송을 시작해 올 초 종영한 SBS ‘펀치’와 지난 여름 종영한 SBS ‘가면’이다. 박경수 작가와 최호철 작가, 이 두 남자의 ‘파워 필력’에 안방극장은 묵직한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펀치’
△‘비유 甲’ 박경수

박경수 작가는 지상파 방송 3사,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까지. 국내 모든 채널에서 방송된 드라마와 관련한 규모 있는 시상식에서 ‘작가상’을 받았다. 지난해 방송돼 올해 초 종영된 SBS 드라마 ‘펀치’로 영예를 안았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부족하지만 열심히 쓰겠다.”

박 작가다운 수상소감이었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짧지만 명확했다. 적절한 비유 속에 강한 공감을 담았다. ‘추적자: 더 체이서’로 시청자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시켜준 박 작가.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그의 대본 속엔 문학과 공학이 공존했다. 이성과 감성을 오가는 그야말로 냉정과 열정 사이의 촌철살인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황금의 제국’에 ‘펀치’로 이어진 박경수 작가 드라마는 실패를 몰랐다.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드는 에피소드로 정치, 경제 등 이 사회의 큰 틀을 흔드는 비범함을 인정 받았다.

박 작가는 비유에 강했다는 평을 듣는다. 미국드라마를 보는 묘미로 꼽히는 대사의 맛을 박 작가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다는 호평이 많았던 이유다. 각설탕 하나, 짜장면 하나를 두고도 긴장감이 도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작가다. 하얀 설탕을 두고 누구는 ‘청렴한 리더’라고 말하는가 하면, 누구는 설탕에 라이터를 대며 ‘흙도 묻고 때도 타고 까맣다고 손가락질도 한다’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자리에 오른 자신을 돌아보며 ‘횡단보도 하나 건너는데 30년이 걸렸다’며 빨간불, 파란불에 인생 우여곡절을 비유하던 장면도 리드미컬한 명대사 덕에 살았다.

SBS 관계자는 “박경수 작가와 3작품 연속 함께 했는데 매 작품마다 장면 장면에 맞는 시의적절한 대사를 선사했다”며 “그 과정에서 시청자가 느끼는 쾌감, 감동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믿음이 강하다”고 밝혔다.

‘가면’
△‘유희甲’ 최호철

많은 시청자가 KBS2 드라마 ‘비밀’을 기억할 터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과 같은 시간대 방송돼 단 한 차례도 밀리지 않았던 저력의 드라마다. 내부적인 사정 상 끝까지 집필을 맡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비밀’의 기승전결을 완성한 주역은 최호철 작가였다. ‘비밀’의 성공신화는 방송가 미담으로 이어졌고 최 작가는 단번에 ‘스타 작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 작가는 올해 SBS 드라마 ‘가면’으로 복귀했다.‘상속자들’ 당시 연출을 맡았던 부성철 PD와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 만났다. 수애의 오랜만에 복귀작에 주지훈, 연정훈, 유인영까지 가세한 이 작품에서 최 작가는 ‘뒷심갑(甲)’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완성도를 끌어냈다. ‘비밀’로 치정 멜로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물에 도전했던 최 작가는 ‘가면’에서도 비슷한 구도를 이어왔다.

수애의 1인2역이라는 쉽지 않은 설정, 이에 따른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힘 있게 끌어갔다. 특히 돈과 사랑, 물질적 풍요로움과 정신적 가치 사이에서 진정한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진부하면서도 강렬한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마치 목숨을 담보로 승부를 보는 게임판을 들여다보는 듯 흥미진진하게 구현됐다.

‘강자의 말은 진실이지만 약자의 말은 거짓이다’, ‘해결될 만큼 돈을 쓰면 죄책감이든 두려움이든 결국 해결된다’, ‘채권자가 죽으면 채무는 사라진다’, ‘가면을 쓰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최선의 선택은 그 선택이 지나고 나서야 그게 최선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등 ‘가면’은 명대사 퍼레이드였다. 매회 사건이 터지고, 긴박하게 에피소드가 돌아가는 스토리텔링은 아니었지만 같은 말을 두고 다른 뜻, 다른 접근으로 유희하듯 가지고 노는 캐릭터들의 대사 향연은 ‘가면’의 몰입도를 높였다.

최호철 작가는 최근 이진욱, 최강희, 김재원, 김옥빈, 온주완 등이 소속된 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내년께 안방극장 컴백을 목표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 관련기사 ◀
☞ [2015 작가열전]이우정·박지은, 局을 흔든 '감성 어벤져스'①
☞ [2015 작가열전]'그예'·'풍선껌'·오마비' 덕에 행복하다 전해라②
☞ 원더걸스 'REBOOT', 퓨즈TV '2015 베스트앨범 20' 선정
☞ 손태영, MBC 새 예능 '옆집의 CEO들' 출연
☞ [포토]오브리 오데이 part3, ‘찌릿찌릿’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토마토에 파묻혀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