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한약의 과학화를 외쳤다. 이후로 1년여가 흘렀지만 현실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약의 양약화가 성공하더라도 그 결실은 한의가 아닌 양의에게로 쏠리는 현실 모순에 발목이 잡혀서다.
최 회장은 7일 인터뷰에서 “한약의 현대화 과학화는 현대 진단기기 활용을 전제로 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과정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는 진단부터 치료까지 모둔 한약만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한약과 침을 추가하면 폐렴치료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중의와 서의가 함께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한의사는 양약과 항생제, 엑스레이 등 현대의학 기기는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양약이 된 한약은 일반 병원에서 처방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지만 한의원에서 처방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에 처한 것이다. 현재 중국은 중성약을 만들면 중의사과 서의사가 함께 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 회장은 “결국 제도의 문제”라며 “제도가 완비돼 있었다면 양 직능 간 사용권 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약이 과학화 되더라도 한의와 양의과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은 결실을 함께 누리도록 해야 한의의 과학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