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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나 과정을 기록하는 것과 제3자가 현재 시점에서 그 내용이 맞는지 관계 없이 다시 인터넷에 올리는 건 다른 문제다. 그 의도는 뻔하다. 대중의 말초적인 궁금증을 자극해 소위 ‘클릭수’로 대변되는 블로그·SNS·사이트 등의 접속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연예인의 상처쯤은 도외시한다. 클릭수나 조회수같은 자신의 이득이나 이만큼 알고 있다는 지적 과시를 위해 남의 불행을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배우 정겨운과 가수 박기영이 잇따라 결혼소식을 전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축복 받아야할 상황이지만 이들에게 무성한 뒷말도 따라붙었다. 두 사람 모두 두번째 결혼이라는 게 이유였다. 누리꾼의 블로그, 관련 기사에 붙은 댓글에는 앞선 결혼생활은 어땠다더라, 헤어진 이유가 뭐라더라 등 가십과 험담이 줄을 이었다.
인터넷이 많은 사람들의 생활 깊숙이 파고든 세상이다. 유명인의 과거 이야기는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감추려 한다고 해서 감춰지지도 않는다. 개개인이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고 이러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알 권리’도 물론 소중하다. 그렇지만 더 이상 합당한 목적을 위해 필요치 않을 때 그것을 저장소에서 지우도록 하자는 ‘잊혀질 권리’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정치적 사안이나 사회 규범과는 관계가 없는 지극해 개인적 일들이라면 정보라는 미명으로 보관돼야 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대중적으로 가치가 없는 정보가 특정 개인의 행복을 침해한다면 이를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위는 범죄나 다름이 없다. 바로 당신의 ‘행복’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잘잘못을 판가름하기는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