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안시현 "일찍 돌아갈 순 없죠"

  • 등록 2019-07-24 오전 6:00:00

    수정 2019-07-24 오전 6:00:00

안시현. (사진=KLPGA)
[에비앙레뱅(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화 클래식에 대비해 코스 적응차 경기에 나갔는데 덜컥 1위를 했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왔네요.”

여자 골프의 ‘원조 신데렐라’ 안시현(35)이 10년 만에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과 함께 참가할 수 있었던 뜻밖의 에피소드를 밝혔다.

2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 1번홀 티잉 그라운드 아래로 연습 그린이 있고, 그 아래에 주최 측에서 마련한 휴식 공간과 선수들의 식당이 있다. 거의 모든 선수는 연습을 마치거나 잠시 휴식을 때 이곳으로 내려와 땀을 식힌다.

오후 2시께 안시현이 숨을 몰아쉬며 의자에 앉았다. 전날 골프장에 도착해 이날 처음으로 연습을 시작한 안시현은 “너무 덥다”며 “오늘 처음 코스를 돌아봤는데 예전하고 너무 달라져서 얼떨떨하다”고 걱정했다.

안시현은 2003년 제주도에서 열린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직행한 ‘신데렐라’ 1호다. 2004년 LPGA 투어 신인상을 차지했고, 꾸준한 활동을 펼치다 2011년 결혼과 함께 투어 활동을 그만뒀다. 한동안 필드를 떠나있었던 그는 2014년 다시 투어로 돌아와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KLPGA 투어로 돌아온 그는 ‘엄마 골퍼’라는 수식어를 달고 어린 후배들과 경쟁하고 있지만, 2016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LPGA 투어 경기에 나온 건 2년 만이다. 2016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이듬해 미국에서 열린 기아클래식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 또한 우연한 계기에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안시현은 “사실 한국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예선전이 오는 8월 말 열리는 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이 열리는 제이드 팰리스 골프장에서 진행돼 코스를 미리 돌아보는 차원에서 나가게 됐다”며 “처음엔 18홀 경기라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경기 중 36홀 예선전으로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됐고 1위를 해야만 출전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거의 포기했었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니 1위를 하게 돼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계기가 어쨌든 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게 된 안시현은 후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차분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에 나오게 된 건 거의 10년 만인 것 같다”며 “내가 출전했을 때는 에비앙 마스터스로 불렸고, 그때와 비교하면 코스도 많이 바뀌어서 새로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1차 목표는 예선 통과다. 멀리 프랑스까지 왔는데 일찍 경기를 끝내고 돌아갈 수 없다는 게 그의 각오다. 안시현은 “9홀을 돌아보면서 연습을 시작했는데 예전과 마찬가지로 전략적인 공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그린 주변은 생각보다 러프가 길게 조성돼 정교하게 공략하지 않으면 실수가 나올 수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 기억도 떠올렸다. 그는 “예전에는 16번홀이 파4였고 17번홀이 파3였던 것 같은데 순서가 바뀌었다”며 “18번홀도 내가 경기할 때는 파5 홀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파4 홀로 바뀌어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대회가 열리는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은 2013년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면서 코스 리노베이션을 해 변화를 줬다.

날씨도 걱정이다. 대회가 열리는 동안 이 지역의 날씨는 최대 3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보다. 안시현은 “오늘도 9홀을 연습하는 데 생각보다 더워서 힘이 들었다”며 “아직 시차 적응도 되지 않았는데 더위 때문에 더 일찍 지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안시현은 꿋꿋했다. 그는 “크게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돌아가지는 않겠다”고 ‘엄마 골퍼’의 당당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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