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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미니시리즈는 왜 사라졌을까

적자 큰 드라마 대신 예능 편성
코로나19 확산으로 드라마 위기 가속화
지상파 "편성 전략으로 공백"·"선택과 집중할 것"
  • 등록 2021-02-11 오전 8:30:55

    수정 2021-02-11 오전 8:30:55

지난 9일 종영한 ‘암행어사’ 포스터(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tvN ‘사랑의 불시착’, JTBC ‘이태원 클라쓰’, 넷플릭스 ‘킹덤’·‘스위트홈’ 등 국내 드라마가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K컬쳐의 힘을 알리고 OTT·웹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드라마가 등장하며 콘텐츠 홍수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지상파에서는 밤 시간대를 꽉 잡고 있던 드라마들이 사라지는 광경이 나타났다.

지난 9일 KBS2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마저 막을 내리며 지상파 3사인 KBS, MBC, SBS에서 현재 방송 중인 미니시리즈는 한편도 없다. 월화, 수목을 나눠 미니시리즈를 편성했던 지상파는 그 시간대에 예능이나 영화를 편성해 내보내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의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이 결국 편수를 줄이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의 제작비를 문제로 꼽으며 “드라마의 제작비가 대략 잡아도 예능보다 5배 정도는 더 든다”면서 “드라마의 시청률이 떨어지며 예능과 시청률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가, 예능을 편성하면 제작비 대비 광고 수익이 더 나기 때문에 편성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펜트하우스’ 포스터(사진=SBS)
“사라진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하락이 가장 큰 문제”

최근 케이블·종편·넷플릭스가 공격적인 투자와 신선한 시도들로 드라마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며 지상파 드라마들은 꾸준한 시청률 하락과 저조한 화제성으로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구조는 결국 드라마의 편수가 줄어드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대체적으로 과거 주중 밤 10시 대는 젊은 층이 즐겨보는 트렌디 드라마가 편성됐지만 최근 젊은 시청층이 OTT로 드라마를 즐겨 보며 그 시간대에 트렌디 드라마를 편성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앞으로 밤 10시 시간대에는 제작비 대비 시청률이 나오는 예능, 교양 프로그램이나 트렌디 드라마가 아닌 다른 형식의 드라마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드라마 제작이 더욱 어려워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코로나19 위험으로 드라마의 제작 일수가 길어졌고 이는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고 말하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위기에 가속이 붙진 않았을 것이다”면서 “코로나19로 더 힘들어진 만큼 포기할 것을 과감하게 포기한 것도 있다”고 짚었다. 또한 “예전에는 지상파에서 구색을 맞추기 위해 드라마를 의무적으로 편성을 했는데 이젠 상황이 워낙 어려워지다 보니 그런 것 보다 실속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고 설명했다.

오는 3월부터 방송되는 MBC ‘오 주인님’에 출연하는 이민기(왼쪽) 나나(사진=소속사 제공)
◇“드라마 편수 더 사라질 것”


과거 드라마의 경쟁이 지상파 3사만의 일이었다면, 현재 상황은 다르다. 케이블, 종편, OTT, 모바일, 웹드라마들까지 다양한 플랫폼, 콘텐츠가 등장하는 만큼 지상파도 경쟁력 있는 작품을 위해 투자를 하겠다는 각오다. 드라마 편수를 줄인 것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볼 수 있다.

2020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MBC는 2021년 드라마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위해 1,2월 휴지기를 갖겠다”고 밝히며 1, 2월 드라마 방송 시간대에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편성하고 있다.

드라마의 띠를 없앤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편성을 미루며 공백이 생긴 경우도 많다. 시청률, 화제성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상파도 의무감 보다는 유연성을 택해 전략적인 편성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KBS의 경우 새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를 설 이후인 17일에 편성을 하며 수목극이 2주 간 공백이 생겼다. KBS 측은 “드라마의 제작 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첫방송이 된 후 설 연휴에 결방이 되면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떨어질 것 같아 편성 전략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BS도 ‘펜트하우스’, ‘날아라 개천용’ 종영 이후 후속작인 ‘조선구마사’, ‘펜트하우스2’가 바로 편성되지 않는 것에 대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방송사 편성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편성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공백이 생기다 보면 결국 1년에 편성되는 작품 수 자체가 줄게 된다.

한 드라마 관계자도 앞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편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며 “드라마 시장을 포기한다기 보다는, 더 경쟁력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편수를 줄이고 될 작품에 더 투자를 할 것”이라며 “밤 9시, 10시에 드라마를 꼭 편성해야한다는 절대 법칙이 사라졌기 때문에 더 유연하게 편성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이런 현상을 ‘빈익빈 부익부’라고 짚으며 “결국 큰 작품, 작품성 있는 작품만 남고 특징이 없는 작품은 없어질 것이다”면서 “방송사들도 편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경쟁에 밀리지 않는 ‘수작’들만 내s놓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가 제작비 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김 평론가는 “근본적인 것은 좋은 창작자가 있느냐의 문제다. 지상파의 유능한 창작자들이 이미 케이블, 종편, 제작사로 향했다”면서 “이미 지상파를 떠난 좋은 창작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 새로운 창작자를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 파격적으로 생각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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