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나는 수출기업이다` 강조..왜?

정부 기름값 압박에 "그만 때려라" 우회적 메시지
  • 등록 2011-08-04 오전 8:13:03

    수정 2011-08-03 오후 6:36:41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나는 원유입니다. 나의 고향은 중동이지만 제2의 고향은 한국입니다. GS칼텍스에서 에너지로 다시 태어나 지금 세계로 나아갑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국내 2위 정유업체 GS칼텍스의 TV 광고 내레이션 문구다. 광고는 중동에서 들여온 원유를 여수공장에서 정제, 유조선으로 수출하는 장면을 담았다. `매출의 반 이상 19조원 수출`이라는 자막도 흘러간다.

기름값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정유업계가 최근 국민들에게 `수출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마케팅,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1위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주사인 SK그룹 차원에서 수출기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SK그룹은 3일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C, SK케미칼 등 유화업 위주로 구성된 SK 제조업 계열사의 상반기 수출액이 18조1793억원으로 역대 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SK 유화계열사, 상반기 수출 `사상 최대`)

앞서 지난 6월에는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기자들을 초청해 석유제품이 수출되는 현장인 항구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 GS칼텍스 `수출편` 광고 이미지


▲ SK 울산 공장 부두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배가 출항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고유가 시대 비싼 기름값의 주범`, `국민 호주머니나 터는 속 편한 내수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수출기업`이라는 이미지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최근 기름값을 두고 씨름해온 정부에 "우리도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와 같이 수출 기업이다. 그만 때려라"라는 우회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석유제품의 수출 규모는 반도체, 자동차와 맞먹는다. 지난달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규모는 24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245억5000만달러, 자동차 210억9000만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71.8%로 반도체 3.9%, 자동차 25.1%를 능가한다.

그러나 정유업계의 이미지 쇄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정부는 물가와 직결된 기름값 압박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주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제주 하계포럼에서 정부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독점이나 과점 상태의 시장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시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언급, 기름값과 관련해 시장 개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름값 인하 조치와 원적지 관리 담합 관련 과징금 등으로 총 1조원의 손실을 입은 정유업계는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관련기사☞ 정유사, 많이 팔았는데 실적은 `반토막`)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고공행진과 정제마진 확대로 해외 경쟁사인 엑손모빌과 로얄 더치 셀,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은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데 국내 정유사들만 기름값 할인으로 실적이 엉망이 됐다"며 "고도화 설비, 차세대 에너지 등 투자해야 할 분야가 많은데 투자 여력이 줄어 산업 경쟁력이 손상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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