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마이너스 금리 비상 걸린 수출

  • 등록 2016-02-01 오전 3:10:01

    수정 2016-02-01 오전 3:10:01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주말 연 0.1%인 기준금리를 이달 16일부터 -0.1%로 낮추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기면 연 0.1%의 이자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거꾸로 0.1%의 ‘보관료’를 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민간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풀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이 지난 3년간 양적완화를 통해 돈 풀기에 나섰지만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극약처방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보듯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ECB는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연 -0.1%)를 도입하고 두 차례에 걸쳐 -0.3%까지 낮췄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 풀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이번 조치는 세계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오히려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의 금리정상화와는 엇박자로 중국 위안화 절하 기조에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엔화 약세가 가세하면 글로벌 통화전쟁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 금리 인상, 유럽 장기침체, 중국 경제 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우리 경제엔 악재가 또 하나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가뜩이나 글로벌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위안화와 엔화가 동반 약세로 가고 원화가 강세를 띄면 수출엔 치명적이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발표한 29일 원화 가치는 100엔당 994.41원으로 20.84원 급락했다. 중·일의 통화전쟁 속에 ‘원화 쇼크’로 우리 주력 수출업종인 자동차와 철강, 기계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2차 ‘엔저’ 가능성 등을 예의 주시하며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돈을 아무리 풀어도 경제체질을 바꾸지 않고서는 소용이 없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우리로서는 경제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