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애인이 '내연관계' 아니라며 손배소를 걸었다[사랑과전쟁]

'성적' 메시지 주고받고도 '내연관계 아니다' 발뺌
"내연관계 주장은 명예훼손"…내연남 배우자에 소송
폭언 당하자 자녀 직장에 전화해 "당신 엄마 정신병자" 비하
  • 등록 2022-10-01 오전 12:03:00

    수정 2022-10-01 오전 12:03:0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기혼남성과 성적인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여성이 남성의 배우자를 상대로 “사실을 왜곡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했다. 그는 상대방 자녀에게 모친을 모욕하는 말을 했다가 오히려 법원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한 기업의 임원인 여성 A씨와 또 다른 기업의 남성 임원 B씨는 2010년 업무상으로 처음 알게 된 후 지속적으로 사적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메시지에는 성적인 문구가 담긴 내용은 물론, 상대방을 ‘여보’라고 칭하거나 ‘사랑한다’ 등의 내용도 담겨 있었다. B씨가 해외 근무 중이던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했다. B씨는 아내 메시지에는 답장을 하지 않으면서 A씨에게만 답장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적 연락을 주고받던 2020년 중순 B씨 배우자 C씨는 남편과 A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일부를 본 후 A씨 존재를 알게 됐다. C씨는 A씨에게 전화를 해 “가만히 안 두겠다”며 거친 욕설을 했다.

그러자 A씨는 느닷없이 다음 날 B씨와 C씨의 자녀 D씨가 다니는 직장에 전화를 걸어 “D씨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날 자신이 욕설을 들었던 사실을 전하며 “당신 엄마 정신병자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C씨는 더욱 분개했다. 그는 당일 A씨에게 “자식한테 한 행동을 배로 갚아주겠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A씨가 사실과 다른 말로 딸을 협박했다”며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은 불기소처분, 법원은 손해배상 청구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가 D씨에게 말한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불법행위로까지 볼 수는 없다는 결론이었다.

법적 책임을 피해 간 A씨는 오히려 역공을 가했다. 그는 C씨를 협박죄로 고소하는 한편, 법원에 C씨에 대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아울러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단순히 업무상 알고 연락한 건데 마치 내연관계가 있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폭언을 가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C씨의 언사가 부적절한 것은 분명하나 사회통념상 한도를 넘어 인격권을 침해하는 등의 불법행위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 “A씨가 B씨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두 사람의 친분 관계가 각별한 것을 추정할 수 있어, C씨 입장에선 A씨의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딸인 D씨에게 모친인 C씨를 정신병자로 칭하면서 만나자고까지 한 것은, 타인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례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오히려 A씨를 질타했다.

법원은 다만 “배우자인 B씨와 불륜관계를 맺어온 A씨의 적반하장 태도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C씨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3100만원 위자료 청구소송 역시 기각했다. ‘부정한 관계’가 아닌 이보다 협소한 의미의 ‘불륜관계’를 전제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 점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법원은 “C씨 주장은 A씨와 B씨가 불륜관계를 가져왔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의심 근거가 될 수 있는 정도만으로 단정해 추론할 수 없다”며 “전제가 입증되지 않으므로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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