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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2011년 취임 당시 “연간 230만명 관람객 중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은 한국 전통문화의 메카임에도 개관 이래 60년 동안 남의 빈집만 찾아 옮겨 다녔으며 경복궁 정비 계획에 따라 지금도 집을 비워 줘야 할 상황”이라며 “이제 우리 국격에 맞는 국립민속박물관을 지을 때”라고 말했다.
천 관장의 말처럼 국립민속박물관은 1945년 11월 미 군정청에 의해 국립민족박물관으로 발족한 후 1946년,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 남산에서 시정기념관으로 쓰던 건물에 문을 열었다. 이후 1975년 국립현대미술관 옛터인 경복궁 내 건천궁 자리에 거처를 마련했다가 1993년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 쓰던 경복궁 내 현재 건물에 입주했다. 이 과정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박물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박물관으로 독립하며 현재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천 관장은 “국내 박물관 중에서 외국인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바로 국립민속박물관”이라며 “하지만 그 비중과는 달리 경복궁 복원계획에 따라 지금의 건물을 허물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새로운 박물관 신축과 수장고 증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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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이 추진하는 ‘개방형 수장고’는 1976년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인류학박물관에서 처음 도입한 개념이다. 보통의 박물관이 수장고에 있는 주요 소장품 소수를 전시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수장고 자체를 박물관 내 전시시설로 활용해 관람객에게 보다 많은 유물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 관장은 “1946년 국립민속박물관이 태동한 이후 한 번도 ‘제 집’을 가져본 적이 없다가 이제 처음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예산과 계획을 마련했다”며 “파주에 들어설 ‘개방형 수장고와 정보센터’는 소장품의 보관·전시·연구까지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 지원시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