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물가안정 최대 원인 `내수부진`

내수관련품목 물가상승률 1.8% 그쳐
기대인플레이션율 3.4% 달해..인플레 심리는 크게 높아져
  • 등록 2006-02-14 오전 6:00:00

    수정 2006-02-13 오후 8:43:04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경기가 지난해초 바닥을 찍고 회복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물가안정의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해도 서비스경기 등 내수부진이었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요인의 물가충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지난해 낮은 인플레이션의 비결(?) 이었다.

또 비록 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4%에 달해 소비자들의 인플레 심리는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물가가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소비자물가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 집세는 물가안정에 기여(?)..공업제품 물가상승 기여율 44% 달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작(?) 연평균 2.7%. 2000년 2.3%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았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2.3%로 역시 2000년 1.9%이후 최저다.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지만 농축수산물가격이 안정됐고 환율이 크게 하락했으며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도 낮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14일 한국은행이 `2005년중 물가동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물가(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품목은 공업제품으로 기여율이 44.3%에 달했다. 2000~2004년 평균이 22.5%인 점을 감안하면 예년의 두배 수준으로 영향력이 확대된 것. 주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관련제품의 가격상승 때문이다.



반면 농축수산물의 기여도는 예년의 20.2%에서 크게 떨어진 8.1%에 불과했다. 예년에 연평균 6.8%씩 오르던 가격이 지난해에는 1.8%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농산물값은 예년엔 평균 4.9% 올랐지만 지난해 0.4% 상승에 머물렀고, 1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전년동기비 0.2%와 1.5% 하락했다. 4분기에는 추곡수매제 폐지 영향으로 쌀값이 떨어지면서 농축수산물 전체로도 0.7% 상승에 머물렀다.

집세도 물가안정에 기여했다. 집세의 물가상승 기여율은 예년 11.9%였지만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0.8%로 반전됐다. 전세값이 전기말보다는 올랐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지난해 전년말에 비해 3.0% 올랐지만 연평균으로는 2004년 3.6% 내린데 이어 지난해에도 2.1% 하락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집세도 전년 1.6% 상승에서 0.2% 하락으로 돌아섰다.  

◇ 내수관련 품목 물가 1.8% 상승 그쳐..공급충격도 전년비해 크게 감소

지난해 내수관련 품목의 물가상승률은 1.8%에 그쳤다. 2000~2004년 평균인 3.0%에 크게 미달했고 극심한 내수침체를 보였던 2004년의 2.7%보다도 매우 낮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 역시 0.94%포인트로 전체 물가 상승률의 35%를 차지하는데 머물렀다.



2000~04년에는 평균 기여도가 1.57%포인트에 달했고 전체 물가상승률의 49%를 설명했던 것을 감안하면 내수부진이 지난해 물가안정의 1차적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내수관련 품목에는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낙고 국내경기에 보다 민감한 섬유제품, 출판물, 가사잡화 등 내수관련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집세 등의 품목이 포함된다.

공급충격 관련제품도 2004년까지 5년동안 연평균 5.8%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4.0% 상승에 그쳤다. 2004년 8.4%나 올랐던 것에 비해 부담이 덜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도 평년 1.08%포인트, 2004년 1.61%포인트에 비해 낮은 0.80%포인트로 낮아졌다. 국제유가가 지난해에도 거의 50% 가량 급등했지만 환율하락으로 충격이 줄었고, 농축수산물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내수여건과는 관련도가 낮은 기타품목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평년에는 연간 평균 1.9% 올랐는데 지난해에는 3.4%나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도 0.57%포인트에서 0.97%포인트로 높아졌다. 기타품목에는 담배, 의약품, 금반지, 가공식품 등 원자재 가격변동에 민감한 일부 공업제품과 도시가스를 제외한 공공요금이 포함된다.

◇ 생활물가와 격차 더 커져..기대 인플레이션율 3.4% 달해

전체 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았지만 인플레 심리는 상당히 올랐다. 체감물가에 해당하는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비해 훨씬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생활물가는 2004년 4.9%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도 4.1%나 상승했고, 소비자물가와의 상승률 격차는 무려 1.4%포인트에 달했다.

소비자들의 구입빈도가 잦은 품목(예: 두부, 라면, 돼지고기, 교통요금 등),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꼭 소비를 해야 하는 필수품(쌀, 닭고기, 이미용료),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한우쇠고기, 납입금 등) 등의 가격은 상당히 올랐다는 얘기다.

문소상 한은 조사국 물가분석팀 과장은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간의 격차가 2년 연속 큰 폭의 괴리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의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은 지표물가에 비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 조사국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추정해 보니 지난해 기대인플레이션은 3.4%로 실제 인플레이션(2.7%)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물가는 지난해보다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란게 한국은행의 전망. 연간 소비자물가 3.0%, 근원소비자물가 2.7%를 예상하고 있다.

문 과장은 "경기회복으로 수요압력이 가시화되면서 고유가 등 그동안의 비용 상승부담이 제품과 서비스가격에 반영되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의 향방도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현재의 물가상황과 함께 향후의 물가움직임에도 유의해 시의적절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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