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한 고교야구 관중석 "지원도 팀도 늘려야 산다"

  • 등록 2009-05-21 오전 8:22:45

    수정 2009-05-21 오전 8:22:45

[조선일보 제공] 제64회 청룡기 고교야구가 연일 짜릿한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4~5점의 점수 차가 순식간에 뒤집히고, 우승 후보가 1회전에서 탈락하는 등의 의외성은 프로야구와 다른 고교야구만의 매력이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의 투혼,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과 달리 썰렁한 관중석이 한국 고교야구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197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고교야구는 프로야구 출범(1982년)을 기점으로 인기가 사그라지더니 최근엔 힘겹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고교야구팀은 점점 줄어들어 현재 전국 53개에 불과하다.

2007년 일산 주엽고와 성남서고 야구부가 해체됐고, 작년 1월엔 51년 전통을 자랑하던 춘천고가 선수 수급이 어려워 팀 간판을 내렸다.

고교 야구팀이 4100여개에 달하는 일본과 비교하면 국내 상황은 더욱 초라해진다.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한창일 때에도 일본 야구팬들은 지상파 방송으로 '봄 고시엔(甲子園)'이라 불리는 센바츠(選拔) 고교야구대회를 생중계로 볼 수 있었다. "일본은 한국 같은 대표팀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다"는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의 말은 프로야구 수준을 넘어 전반적인 야구 인프라가 일본에 크게 못 미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었다.

야구인들은 고교야구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려면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팀과 선수가 함께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고교 야구팀의 운영비는 대부분 학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한 프로야구 스카우트는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야구 선수로 키우고 싶어도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주저한다. 학교의 재정 지원이 거의 없어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뿐만 아니라 감독·코치까지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경백 OBS 해설위원은 "유소년 야구를 바탕으로 선수 저변을 넓히는 일도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공부는 팽개치고 운동에만 '올인'하는 풍토를 먼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고교야구가 정상화되려면 일부 대학이 선수 선발 기준으로 '전국대회 8강'을 요구하는 문제, 9개나 되는 전국규모 대회를 축소해 경기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상현 대한야구협회 사무처장은 "고교 선수들은 몇 년 뒤 프로에서 뛸 자원들이다. 아마추어, 프로를 따지지 말고 야구계 전체가 고교야구의 중흥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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