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비빔밥] '번외지명' 61명 K리거에게 박수를

  • 등록 2010-11-11 오전 8:18:01

    수정 2010-11-11 오전 8:18:24

▲ 강원FC에 지명된 김오규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9일 오전에 2011시즌 K리그 신인선수 선발을 위한 드래프트가 실시됐습니다. 행사가 열린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그랜드볼룸은 프로연맹 및 구단 관계자, 취재진, 선수 및 가족, 대학팀 관계자 등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환호와 탄식이 엇갈리는 특유의 분위기 또한 예년과 다르지 않았죠.

올 해에는 무려 499명이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중 29.3%에 해당하는 146명이 프로무대에 데뷔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내년 시즌 창단을 준비 중인 광주FC가 우선지명권을 활용해 14명을 뽑았고, 각 클럽이 일찌감치 지명한 선수 11명도 K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드래프트로 지명된 선수는 총 121명이었습니다.

생존율 29.3%의 전쟁

1순위 1번의 영예는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중앙수비수 김오규 선수(21, 관동대)에게 돌아갔습니다. 첫 번째로 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잡은 강원FC는 성덕초-강릉중-강릉농공고-관동대를 거친 강원도 토박이 수비수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습니다. 김오규 선수는 "내년 시즌 강원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프로 초년병들이 모두 똑같이 웃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K리그 무대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수들의 처지는 지명 순위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K 리그는 드래프트 지명 순위에 따라 계약기간과 기본급에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1순위부터 3순위까지는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간의 계약기간이 보장됩니다. 기본급은 1순위의 경우 5,000만원이고 2순위와 3순위는 각각 4,400만원과 3,800만원입니다. 4순위부터 6순위까지는 1~5년간 계약을 맺을 수 있고, 2000만원(6순위)부터 3200만원(4순위)까지의 연봉을 받습니다.
▲ 2011시즌 신인드래프트 현장

번외지명, 희망과 절망의 경계

문 제는 번외지명으로 프로무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입니다. 계약기간이 1년으로 고정돼 있고, 연봉도 120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월봉 100만원 중 세금을 제외하고 매달 88만원 가량을 수령하는, 이른바 '88만원 세대'들입니다. K리그 무대에서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잡는 대신 낮은 임금과 불안한 팀 내 입지를 견뎌내야합니다.

번외지명 제도는 프로팀으로부터 정식 지명을 받진 못했지만 나름의 재능을 지닌 선수들을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K리그 클럽들이 이 제도를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신인 선수들 중 번외지명 선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프로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146명 중 번외지명자는 61명에 달했습니다. 전체의 41.8%에 해당합니다. 드래프트에 참여한 K리그 15개 구단 중 1~6순위에 빈 자리를 남겨둔 채 번외지명으로 선수를 선발한 구단은 9팀이나 됐습니다. 경남FC와 수원삼성의 경우 우선지명선수 몫으로 할당된 3순위까지만 선수를 지명하고 4~6순위를 공란으로 남겼습니다. 경남은 3명, 수원은 4명의 번외지명 선수를 각각 뽑았습니다.

61명, 실력으로 살아남길

'번외지명 '은 엄밀히 말해 축구에서만 사용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타 종목에서도 '연습생'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적은 돈을 받더라도 프로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고자 하는 선수가 있고, '흙 속 진주'를 찾으려는 구단이 있는 한 어떤 형태로든 필요한 제도지요.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무대입니다. 1순위로 데뷔했다고 스타 자리가 보장되진 않습니다. 반대로, 번외지명 선수라해서 주목받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그 런 의미에서 당부합니다. 비록 출발은 1~6순위 지명 선수들보다 미약했지만, 더욱 노력하고 분발해 나중엔 창대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끝내 호명받지 못한 채 분루를 삼킨 353명의 탈락자들에게 여러분은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1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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