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강인봉 뉴욕주 자문관 "美경제, 더딘 회복 지속"

"미국경제 올 1.7% 성장후 내년 2.6%로 반등"
"국채금리 상승지속..시퀘스터 연내 해결못해"
  • 등록 2013-07-10 오전 3:17:28

    수정 2013-07-10 오전 3:24:3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는 올해안에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고용 회복세도 기대만큼 강하지 못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친 뒤 뉴욕주 재경부 수석자문관 겸 뉴욕주 하원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는 강인봉 박사는 9일(현지시간) 코참이 뉴욕 맨해튼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시종 너무 낙관적이지도, 너무 비관적이지도 않은 전망을 내놓았다.

강인봉 뉴욕주 재경부 수석자문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오히려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인플레이션 우려만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자문관이 강연에서 밝힌 경제 전망과 질의응답 내용 등을 정리해봤다.

- 올해와 내년 미국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7%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내년에는 2.6%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지출의 경우 빠르게 늘어나진 못할 것이다.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 소비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내년에 5.8% 정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비내구재와 서비스 등은 1%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지출은 올해 5.7%, 내년에 8.6%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택투자는 강한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타 설비투자 등은 줄어들 것이며 연방정부 지출은 올해 6%, 내년 3.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용 증가율은 작년 1.7%, 올해와 내년도 1.6%에 머물 것이다. 재정적자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3%, 내년에는 3.0%로 낮아질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1.4%, 내년에는 1.7% 상승할 것으로 본다.

- 최근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데.

▲ 채권금리의 경우 정책적 요인이 강하지만 심리적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 이미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심리가 채권시장 랠리 기대를 접어 버린 듯하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양적완화 축소 시행 이전에도 금리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내년말에 10년만기 국채금리가 2.91%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는 언제쯤 해결될 것으로 보는가.

▲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시퀘스터는 연내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다 시퀘스터로 인해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이 단축됐지만 정부기관들을 운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 만큼 정부내 비효율이 높았다는 방증이며 시퀘스터는 이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민법 등에서 공화당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만큼 자신들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강하게 밀어부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연준은 금융위기 직전 1조달러 수준이던 자산을 양적완화 프로그램 하에서 3조5000억달러까지 빠르게 늘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자금을 은행들에게 풀었지만, 은행들은 이 돈을 시중에 대출하지 않고 연준 예탁금으로만 보유하고 있어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경제 성장에 병목현상이 야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연준에서 받은 돈을 굴릴 수 있는 쌓아두고만 있는데, 이 때문에 나를 포함해 양적완화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돈이 덜 풀려서가 아니라 풀어놓은 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제대로 약발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달러당 창출해내는 시중통화인 통화승수도 반감하고 있다. 연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따라 풀었던 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회수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이다.

- 양적완화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면 오히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만 커질 수 있지 않나.

▲ 그렇다. 실제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 금리 상태지만 투자수요는 여전히 많다. 이는 그 만큼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베팅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 지난 1994년 이후 미국 제도권에서 이룬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연준이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인 것이다. 2008~2009년 대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반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높임으로써 물가와 경제성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본다. 또 연준이 지난 2010년말에는 은행 예탁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 시작함으로써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이 금리를 조정함으로써 시중 유동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큰 인플레이션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 그럼 양적완화 프로그램은 곧 축소, 중단될 것으로 보는가.

▲ 현재 시장에서 전망하듯이 9월쯤 연준은 양적완화 규모를 소폭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개인 소득도 빠르게 증가하지 못하곤 있지만, 지난 2009년 6월에 시작된 경기 회복세는 4년째 지속되고 있고 그 여력으로 회복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내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 의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보였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의장 교체를 시사했는데, 이는 양적완화의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시그널이며 이런 리더십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정 부분 정책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은 이제 연준의 지원없이도 자생적인 회복세를 지속할 만큼 회복된 만큼 연준은 내년 3월쯤 우선적으로 매달 400억달러씩 사들이던 MBS 매입을 먼저 중단할 것이고, 이후 9월에는 국채 매입까지 종료하게 될 것이다.

- 연준 의장은 차기에 누가 될 것으로 보며, 그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은.

▲ 차기 의장에 누가 오를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나 연준이 부여받은 이중 정책목표(듀얼 멘데이트)는 물가 안정과 함께 고용 등 실물경제 안정과 성장까지 도모하는 것인 만큼 누가 의장이 되더라도 실물경제를 무시한 통화정책 입안은 불가능할 것이지만, 현재 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도 이견을 내는 수가 늘어나고 있고 지표도 회복되는 만큼 수장 교체 이후 지금까지의 연준 정책 방향은 수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기준금리는 이미 6.5% 수준의 실업률과 연계하도록 시장과 약속돼 있기 때문에 (의장 교체와 상관없이) 적어도 내년말까지는 계속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요인들이 있다고 보는가.

▲ 실제 중장기 추세로 볼 때 최근으로 접근할수록 일자리 창출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거 몇 차례 경기 회복기를 보면 최근 64개월간의 경기 회복기에도 지난 2007년 12월 고점에 비해 일자리수는 220만개나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1990년대와 2000년초 경기 회복기에 비해 고용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얘기다.

노동자들이 불황으로 인해 해고된 후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재취업에 적합치 않은데다 경제성장률이 최근으로 오면서 자꾸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노동에 대한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 아울러 노동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고가의 노동보다는 상대적으로 싼 자본으로 대체하고 있다. 또한 낮은 임금을 찾아서 움직이는 기업들의 행태로 인해 임금의 하향 평준화가 이뤄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수요도 줄어들고 노동 수요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직까지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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