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없는 '걸스피릿', 못돼야 한다고요?

  • 등록 2016-08-09 오전 7:00:00

    수정 2016-08-09 오전 7:00:00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 승희는 ‘걸스피릿’ 첫 방송에서 1위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오마이걸은 신곡 ‘내 얘길 들어봐’를 지난 1일 공개하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승희는 “대중의 반응이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기뻐했다.(사진=JTBC)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착하다. 그런데 너무 착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걸그룹 보컬 경연대회 ‘걸스피릿’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이돌 멤버들이 출연해 경쟁하기에 많은 이들이 ‘악마의 편집’을 예상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러지 않았다.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여자 아이돌 보컬들의 숨겨진 실력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

‘걸스피릿’에 우승자는 있어도 탈락자는 없다. 열두 명의 출연진이 매회 새로운 무대를 꾸민다. 탈락자가 없으니 굳이 상대방을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 경쟁 케이블채널에서 온갖 ‘악마의 편집’으로 흥밋거리를 유발하는 것과 다르다. 그냥 자신의 무대에 집중하면 된다. 일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긴장감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빛마루에서 열린 ‘걸스피릿’ 기자간담회에서 ‘걸스피릿’ 출연진은 “열심히 해서 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누군가에게 패해서 분한 게 아니라 스스로 만족스러운 무대를 보여주지 못해 화가 난다.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소정은 “탈락자가 없는데도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며 “경쟁에 신경 쓰기보다는 제 것에 집중할 때 더 좋은 무대가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블채널 Mnet ‘보이스코리아’를 통해 탈락자가 있는 경연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다.

걸그룹 에이프릴의 진솔은 “무대마다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소속 그룹을 대표해서 나왔다는 책임감, ‘걸스피릿’이 아니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배경이다. 라이벌을 꼽아 달라는 말에도, 어떻게 경쟁상대를 누르겠느냐는 말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마건영 JTBC PD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점수나 탈락자가 있어야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느냐”고 되물었다. “‘악마의 편집’을 못해서 하는 게 아니다. 출연자 간의 암투나 시기가 안 보인다고 하는 데 굳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걸스피릿’의 방송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마 PD는 “열두 명의 소녀들이 조금 더 솔직해지길 바라긴 한다”라며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예쁘게 보여야 한다’ ‘착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힘든 상황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어떨 때 힘든지 말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걸스피릿’의 힘은 탈락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멤버가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을 때의 희열에서 온다”라며 “꼴등 했던 멤버가 다음 경연에서 일등으로 올라서는 의외성이 더 큰 감동과 반전을 준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진행된 촬영에서는 열두 명의 소녀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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