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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기술 보호 기조에 진통 겪는 글로벌 M&A

글로벌 M&A 시장 진통…국가핵심기술 유출 관건
美, 줌의 파이브나인 인수 제동 '국가 안보 위험성'
英, 엔비디아의 ARM 인수 제동 '국가 안보, 독과점'
산업부, GS-휴젤 인수 심사 중 "3~6개월 소요"
  • 등록 2021-09-27 오전 1:20:00

    수정 2021-09-27 오전 1:20:00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지만, 시장 한쪽 편에서는 진통도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국가핵심기술의 국외 유출이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세계 정부가 M&A 시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서다. 특히 일부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M&A 행보로 특정 국가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보는 시선도 굳어진다. 업계 일각은 세계 정부의 이러한 기조를 이해하면서도 국가가 직접 계약을 막는 사례가 늘수록 효과적인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기업의 혁신을 위해 외부 조직 등과 협력하는 경영관리 모델)’ 전략으로 꼽히는 글로벌 M&A가 자칫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가핵심기술이 곧 국가안보”…견제 나선 각국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정부가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M&A와 관련해 국가핵심기술 국외 유출 여부를 세밀하게 살피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패권경쟁을 펼쳐온 미국과 중국 간의 기 싸움이 거세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로 떠오른 화상미팅 서비스 기업 ‘줌(zoom)’의 미국 클라우드 기반 콜센터 업체 ‘파이브나인’ 인수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이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신을 보내 “인수에 외국인이 참여하는 것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위협적일 수 있다”며 줌의 인수 계획 검토를 마칠 때까지 인수를 승인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줌은 미국 기업이지만 중국과의 연관성이 짙다고 평가되어 왔다.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인데다 줌 자체도 중국에 상당한 규모의 연구·개발(R&D)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KTXS를 비롯한 외신은 “줌은 절반 이상의 직원이 미국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상당히 많은 중국 개발자들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인이 줌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국가핵심기술을 두고 견제하는 곳은 미·중뿐이 아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 함께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국가 안보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부 장관은 영국 정부 시스템에 ARM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영국 기술산업 번영 차원에서 외국 투자는 환영하지만, 국가 안보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점을 검토한 후 인수 여부를 승인 또는 거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독과점을 우려하며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다. ARM은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로, 세계 스마트폰의 95% 이상에서 이 회사의 기술을 활용할 정도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술 유출 심사 박차

우리나라 정부도 국가핵심기술의 국외 유출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2019년 정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다. 글로벌 기업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M&A할 때 정부에 사전 신고하도록 하는 체제를 만든 것이다. 기술탈취 목적의 M&A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법률에 기반해 지난 8월 말 GS컨소시엄의 휴젤 인수 관련 심사에 착수했다. GS컨소시엄은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해외법인 SPC, 아시아 헬스케어 투자펀드 CBC 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로 구성돼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최대주주인 CBC 그룹이다. 본사는 싱가포르지만, 사실상 중국 중심의 범아시아계 투자 전문 운용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CBC 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의료환경에서 투자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심사는 이르면 올해 11월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부는 45일 내 매입 대상자와 국가핵심기술의 수준, 민감성 등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시간이 더 소요될 경우 최대 6개월까지도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 산업부 측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심사에 착수한 지) 최소 3개월에서 늦어도 6개월 내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에서 얼마나 빠르게 협조하느냐에 따라 기술 유출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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