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까지 치켜든 K-드라마…오겜·지옥 다음은?

프랙시스캐피탈, JTBC스튜디오에 3000억원 투자
넥슨, 루소 형제 회사 투자…위지윅도 광폭 행보
아시아 넘어 세계에서 K-드라마 인기…제작비도 저렴
주요 제작사 위주로 재편…신흥 기업 발굴 어려워
  • 등록 2022-01-12 오전 1:10:00

    수정 2022-01-12 오전 1:53:04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한국 드라마가 새 역사를 썼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던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으로 출연한 배우 오영수가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것. 이미 아시아 시장에선 주요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은 한국 드라마가 북미, 유럽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의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드라마 제작사에 대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나 기업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사에 제작 의뢰를 맡기면서 몸값도 치솟고 있다는 설명이다. 높아진 관심만큼 드라마 제작사들의 몸값도 뛰면서 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한 경쟁도 심화할 전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PEF부터 게임회사까지…드라마 제작사 ‘러브콜’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TBC스튜디오는 동명의 웹툰 원작 기반의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오는 28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JTBC스튜디오는 앞서 지난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진행하며 PEF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로부터 3000억원을 수혈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가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화, 웹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종합 미디어 회사라는 점을 감안해 높은 금액을 베팅했다는 후문이다. JTBC스튜디오는 ‘부부의 세계’, ‘스카이캐슬’, ‘이태원 클라쓰’ 등 드라마로 이미 전통 방송 채널에서 드라마 제작 능력을 검증받은 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지옥’도 성공을 거뒀으며, 워크맨 등 웹 예능도 제작하고 있다.

컴투스(078340)의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299900) 또한 공격적으로 드라마 제작사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위지윅스튜디오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등을 제작한 바 있는 래몽래인의 지분 25.06%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근엔 정우성, 이정재가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 및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스튜디오와 아티스트컴퍼니를 1050억원에 인수했다. 아티스트스튜디오는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사다.

넥슨은 마블의 성공 신화를 이룩한 루소 형제가 이끄는 미국의 영화·드라마 제작사 ‘AGBO’에 6000억원을 투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넥슨은 자사가 보유한 게임 지적재산권(IP)을 영상화하거나, 넥슨이 개발 중인 게임에 AGBO의 시나리오를 사용할 계획이다. 넥슨이 한국에 뿌리를 둔 기업인 만큼 한국 특유의 감성이 루소 형제의 콘텐츠에 녹아들 수 있단 분석이다.

주요 제작사 위주로 시장 재편…신흥 기업 발굴 쉽지 않아

국내 드라마 제작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까닭은 글로벌 OTT 업체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 상위권이 꾸준히 진입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독점적 방영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드라마 제작사의 안정적인 수익이 담보되기 시작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 OTT의 주요 콘텐츠로 부상했다. 지난해 상반기 넷플릭스의 월간 상위 10위권 콘텐츠 가운데 한국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쳤으나 10월 이후로는 35%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한국 드라마 제작비가 미국 드라마 제작사보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가성비(가격 대비 월등한 성능)가 뛰어나다는 점도 한 몫한다.

여기에 OTT들은 자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독점적 콘텐츠 유치에 혈안돼 있다. 이에 따라 드라마 지적 재산권(IP)을 OTT가 소유하는 대신 제작비의 20% 정도를 제작사 마진으로 남겨두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는 독점적 콘텐츠 제작을 이유로 제작비를 높이면서도 과거 국내 방송사에만 드라마를 공급할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과거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복불복’ 취급을 받았던 산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창구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드라마 제작사에 투자하기 위한 PEF운용사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JTBC스튜디오 지분 투자 입찰 당시 텍사스퍼시픽그룹(TPG), JKL파트너스 등 국내외 유수의 PEF 등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다만, 높아진 관심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기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성공 전부터 아시아권에서의 성공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몸값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스튜디오드래곤(253450) 등 주요 제작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신흥 제작사를 발굴해 투자하기도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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