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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무로가 숨겨둔 ‘흥행카드’는 사극이다. ‘역린’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회오리바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협녀: 칼의 기억’까지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 줄지어 관객을 찾는다. 할리우드 사극과 일대 결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극으로 겉모습은 같아도 코미디에 해양 블록버스터, 액션 활극, 전쟁영화 등으로 결이 다르다고 애써 위안을 삼던 충무로의 제작자들은 1000억 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할리우드 사극과도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실제로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순제작비 150억 원을 들여 여름 시장을 겨냥해 만든 영화 ‘명량-회오리바다’는 여러 면에서 ‘300: 제국의 부활’과 닮았다. ’명량‘은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을, 류승룡이 왜군 장수 구루지마를 각각 연기했다. 일찌감치 개봉일을 7월30일로 확정하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먼저 개봉한 ‘300’이 바다 위 전투, 그것도 세계 4대 해전 중의 하나인 살라미스 전투를 그려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300‘은 그리스의 지략가 테미스토클레스(설리반 스탭플턴 분)가 페르시아 대군에 뛰어난 전술로 맞서 승리하는 이야기다. ’명량‘과 이야기의 얼개가 같다.
“우리 영화의 차별성은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는 점이다”라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제작진도 머쓱해지긴 마찬가지다. ‘해적’ 제작진은 지난해 말 기자들을 촬영현장으로 불러 길이 32m의 해적선 세트를 공개하며 스케일을 자랑했는데, 최근 공개된 영화 ’노아‘ 속 방주의 거대한 실체 앞에서는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이 방주는 성경에 기록된 수치 그대로 1200평에 6층 건물 규모로 장장 5개월에 걸쳐 제작됐다. ’노아‘는 1억3000만 달러(1393억8600만원)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노아의 방주와 대홍수 등 성경 창세기에 기록된 일들을 웅장하게 재현해냈다. ’해적‘의 제작비는 150억 원이다.
규모, 볼거리로는 할리우드의 그것을 따라가기가 어려워 보인다. 제작비만 보면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악전이 예상되지만 앞서 개봉한 할리우드 사극의 흥행 화력이 예상만 못 한 데다가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의 힘을 고려하면 싸워볼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명량’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윤인호 홍보팀장은 “한국의 CG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인건비 등도 할리우드와 달라 제작비로만 단순 비교해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면서 “’명량‘은 바다 위 전쟁과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고뇌를 비롯한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이야기에 공감하는 측면에선 충무로 사극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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