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인 래리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나와 최근 월가를 놀라게 한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를 두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정한 우려를 야기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을 가장 정확하게 예견한 인사로 꼽힌다.
|
서머스 교수는 시장 일각에서 ‘연준이 다음달부터 50b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너무 이르다”며 “경제가 갑자기 멈출(sudden stop)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는 25bp 인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머스 교수는 “(최근 뜨거운 물가·고용 보고서는) 연준이 몇 달 안에 최종금리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혹은 25bp 이상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오는 5월 FOMC 이후에는 한 번에 50bp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해 들어 월가가 내놓았던 전망과는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서머스 교수는 이와 함께 “연준은 지금 상황을 매우 겸손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어떤 강력한 선언들(strong pronouncements)을 통해 스스로를 가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어느 때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학문적인 자존심이 강한 서머스 교수는 이번 인플레이션을 예측했던 초기만 해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는 “판단이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며 불확실성을 토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