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진입을 대기하는 투자자예탁금은 7개월래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다.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동력을 확보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실적 시즌에 접어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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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증시 거래대금 연초 대비 두배 수준 늘어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4월 3일~14일)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2조 4293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6조 9682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월 8조원을 넘어서 이달 12조원대까지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9월(14조 614억원) 이후 처음이다.
거래대금은 그날 주식이 사고 팔리는 과정에서 오간 돈의 총 합으로, 증시 활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금이 다시 증시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투자자예탁금도 53조원대로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3조 6240억원으로 지난해 9월 2일(54조 7126억원)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역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상승세 지속 기대 커지지만…“단기 조정 불가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 주식 시장으로 돈이 들어오고 있지만, 1분기 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에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575.91, 코스닥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오르며 909.50으로 각각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는 다만 “코스피, 코스닥 지수 모두 코로나 이전 고점이던 2018년 초 레벨에 다다랐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항에 대한 긍정적 해석도,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봇(정책 전환)에 의한 금리 인하 기대도 다 가져다 반영했다는 느낌”이라며 “상반기에 증시가 추가 상승한다면, 높아진 주가에서 시작할 하반기는 추세적 상승을 이어가기보다는 박스권 내에서 몇 차례의 리스크를 소화하며 출렁일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사수익비율(PER)은 13배를 넘어섰다”며 “코스피 지수 급등을 이끈 2차전지 업종의 영향력을 배제하더라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급락세가 진정되고 저점권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지만 이익전망 상향조정은 제한적”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간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