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경제체력, 노동시장 유연화가 갈랐다

[‘한국 경제 반등의 조건’ 좌담회①]
"국민적 공감 이끌 리더십 발휘할 때"
"노동시장 유연해야 잠재성장률 상향"
"규제 혁파로 ‘기업가 정신’ 고취해야"
  • 등록 2023-12-04 오전 5:00:00

    수정 2023-12-04 오전 5:00:00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의 기형적 변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1%대로 낮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노동·자본 등을 투입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으로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 기조가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데일리는 경제, 산업분야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열어 저성장 위기 극복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이후에는 전직 고위 관료들의 깊은 혜안이 담긴 ‘한국경제 반등의 조건’ 특별 기고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 주최 ‘한국경제 반등의 조건’ 긴급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하상렬 최정희 기자] “규제혁파, 노동개혁, 소득불평등 완화,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 방향은 다 나와있다. 이제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앞장서 개혁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

거시·국제경제 전문가인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주최 ‘한국경제 반등의 조건’ 긴급 좌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구조개혁을 추진하면 단기적으로 잃는 사람도 있고, 얻는 사람도 있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면서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차관 등을 역임한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거시경제 전문가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산업 전문가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참석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앞서 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OECD가 추정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에 못 미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OECD는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로 조정했지만,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성장동력이 빠르게 식고 있는 상황에서 1%대 재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춘섭 신임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잠재성장률 하락, 가계부채 증가세 등이 고민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키워드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꼽았다. 이윤수 교수는 “노동시장이 유연한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경기 회복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성장산업으로 빠르게 옮겨갔다”며 “미국이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올라섰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가 정신’을 고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업가들의 적극적인 도전과 혁신을 통해 둔화하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조경엽 실장은 “열거된 것들만 허용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의 규제체계 하에선 기업가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기 힘들다. 100대 유니콘기업 중 17개는 한국에서 사업을 못할 정도”라면서 “전통적인 균형이 무너져야 혁신 산업이 발굴·성장하는데, 변화를 거부하는 강경 노조도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기 힘든 이유”라고 부연했다.

천문학적 재정 투입에도 저출산 대책이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인구 감소 대응보다는 1인당 생산성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학계 일각의 주장에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분단국가·반도국가인 우리나라 지정학적 특성상 인구 감소는 국방력에 치명적인 데다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인구는 적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들과는 지향점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 주최 ‘한국경제 반등의 조건’ 긴급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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