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6% 한전채보다 1% 국채"…저쿠폰 채권 담는 자산가

이자수익보다 자본이득 노리는 개인투자자
"금리 오를만큼 올랐다"…장기 국채에 몰리는 돈
이자소득세만 부담…절세효과도 높아
개인 국채 순매수 올들어 30배 이상 증가
  • 등록 2022-11-11 오전 5:00:00

    수정 2022-12-08 오후 7:05:04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요새 돈 있는 사람들은 이자 6% 준다고 해도 한전채 안 봅니다. 1%대지만 지금은 국채를 삽니다.”

AAA의 초우량 등급임에도 6% 가까운 금리를 주는 한국전력 회사채(한전채)가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저쿠폰 채권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국채를 꼽는다.

쿠폰(금리)이 낮아 실제 받는 이자는 많지 않지만, 그렇기에 이자소득세 부담이 적다. 대신 자본이득을 노릴 수 있어 실제 연 수익률 두자릿수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이들이 많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7조3464억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다. 작년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인 4조3319억원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채 순매수 규모를 작년 710억원에서 올해 2조6393억원으로 30배 넘게 늘렸다. 절대 규모로 보면 회사채 순매수 규모가 6조9000억원으로 가장 크지만 증가율로 따지면 국채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처럼 국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은 우선 절세효과 때문이다. 채권은 이자수익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다. 한전채에 투자해 6%의 이자를 얻는 것보다는 1%대 국채를 담아서 이자소득세를 적게 내고, 그 대신 세금 내지 않는 자본이익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최근 금리상승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진 만큼 액면가 밑으로 떨어진 채권을 사서 만기에 상환받으면 그 차이만큼 비과세 이익으로 남는다.

예를 들어 만기 1년에 액면가 1만원, 표면금리 1% 채권을 9780원에 매수하면 표면금리 1%에 대해 과세되지만 매매 차익 220원은 비과세다. 세전 수익률 연 3% 수준에서 매매 차익 비과세 효과를 더하면 최대 연 5.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채 중에서도 잔존만기(만기까지 남은 기간)가 긴 장기 국채 인기가 높다. 2019년 9월에 발행돼 잔존만기 17년인 20년 만기 국고채 19-6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장내에서 하루 1억원 안팎의 거래량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 국채의 표면금리 1.125%지만, 수익률(유통금리)은 4.1% 수준이어서 가격은 6400원대다. 액면가 1만원을 한참 밑도는 가격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는 “수익률(유통금리)이 0.5%포인트만 하락해도 국채 19-6의 경우 연 11%의 수익률이 나오고 30년 만기 국채라면 연 15%까지도 가능하다”며 “그러니 자산가들 입장에서 한전채는 눈에 안 들어오고 장기 국채의 매력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도 단기간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 만큼 추가 금리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다. 최근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고개를 들면서 금리상승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저가매수 시기라는 것이다.

국채 외에도 은행채나 미국 채권 등도 저쿠폰 채권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고객이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 리스트에 표면이율 1.408%인 ‘신한금융지주 129-1’를 비롯해 금리 1.507%인 ‘SK하이닉스223-1’ 등이 올라 있다. 해외 채권 중에서도 표면이율 0.13%로 2024년 2월15일 만기인 미국 국채, 2.88%인 신한금융지주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등에 개인이 대거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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