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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두루뭉술하지만 평범한 외모가 아니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귀여움이 뚝뚝 떨어지는 앙증맞은 자태부터 범상치 않다는 뜻이다. 마치 긴장한 순서대로 줄을 선 듯한 세 인물은 ‘한 세트’로 묶여 이제 막 어디론가 뛰쳐나갈 태세다. 사실 이 장면에서 먼저 봐야 할 게 있다. ‘관계’다. 이들이 한꺼번에 뛰쳐나갈 수 있게 만든 결정적 전제조건.
하얗고 건조한, 색도 없고 디테일도 없는 세라믹 조각상은 작가 신혜영의 손끝에서 나왔다. 작가는 세상 모든 인간이 만드는 관계의 희로애락을, 닮은 듯 다른 조각상으로 옮겨냈다.
판화의 기본틀에서 ‘복수성’만 따온 작업이다. 여럿이지만 하나하나 고유한 흰둥이 오브제들이 “서로 다른 관계에 놓였을 때마다 달라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려” 했다는 거다. ‘관계(Relationship)-날아볼까 신#2’(2021), ‘관계(Relationship)-우연한 만남 신#6’(2021) 등은 그들의 긴 이야기 중 한 토막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기획전 ‘관계-넓지만 깊은, 같지만 다른’을 열고 있다. 전시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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