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포노이드(smartphonoid,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인류)’와 ‘엄지족(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신세대 지칭)’ 등 신조어들도 생겨났다.
언론계에서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콘텐츠의 제작, 유통에서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다. 과거 신문을 사서 보던 독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PC)으로 뉴스를 접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손안의 PC’ 모바일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는 언론사들의 시대적 과제가 됐다. 지난 23일 이데일리는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팀 차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디지털 저널리즘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에게서 국내 언론의 디지털 퍼스트 시대 청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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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 차장과의 일문일답.
Q) 디지털 퍼스트 시대 국내 언론의 현주소가 궁금하다.
A) 디지털 뉴스 소비구조가 심화되고 있지만, 언론사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콘텐츠 생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생태계의 주도권이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언론사 자체의 경쟁력은 낮아졌지만, 언론사들은 질 낮은 트래픽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Q) 저널리즘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트래픽 지상주의 극복이 선결과제다. 언론사가 광고매출과 직결되는 트래픽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검색어 뉴스 등 손쉬운 뉴스 생산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미디어 소비 이용 경로와 독자들이 원하는 뉴스는 다종다양해지고 있다. 독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해 저널리즘 자체의 평판을 높여가야 한다.
Q)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등의 전략이 국내 언론계에도 적용될 수 있나.
A) 해외 매체들도 결국 좋은 스토리를 제공하는 소비경험을 통해 트래픽, 즉 영향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흥미로운 뉴스 생산, 셀럽 참여, 효율적인 큐레이션, 친화적인 솔루션 등은 이들 매체의 주요 전략이다.
국내 소셜기반의 매체들은 가십성 뉴스는 물론 독자 친화적인 뉴스, 생활 밀착형 뉴스 등에서 경쟁력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경쟁력은 복제 가능한 콘텐츠를 통해선 확보할 수 없다. 7000개 이상의 매체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좋은 콘텐츠를 통해 능동적이고 열정을 가진 독자들을 확보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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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이터 및 비주얼 저널리즘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많은 매체들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뉴스를 실험하는 이유는 바로 브랜딩 효과 때문이다.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효율이 필요하다. 저널리즘의 전통이 취약한 국내에서는 기능적 접근보다 성찰과 신뢰라는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디지털 퍼스트 시대 부합하는 기자의 인재상은?
A) 디지털 퍼스트 시대에는 데이터를 수집, 분류, 분석하는 능력과 함께 좋은 스토리를 발굴할 줄 아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창의력을 갖춘 기자가 살아남을 것이다. 또한 기자는 시장을 미래지향적으로 짚는 ‘프런티어적 자세’를 갖춰야 한다. 독자관계를 주도하는 ‘적극적인 대화자’가 돼야 하고 독자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하고 애프터서비스할 수 있는 ‘휴머니스트’여야 한다. 뉴스조직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파트너십을 상정해야 한다. ‘전략가’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Q) 언론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언론사들의 생존전략에 대해 조언해 달라.
A) 디지털은 뉴스 미디어 영향력 확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더 많은 독자와 만나고 그들의 발언을 수렴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언론사들은 질적 경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금처럼 양적 경쟁으로 가면 매체 중심의 소비는 몰고 오기 어렵다.
매체와 공존, 협력하려는 적극성 띤 독자들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능동적인 독자를 확보하려면 매체는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신뢰는 디지털 플랫폼의 개방성, 유연성, 양방향성 같은 가치로 형성된다. 언론사들은 독자 중심 서비스를 채택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뉴스조직의 일방통행을 지양해야 한다. 뉴스의 형식과 내용 등에 대해 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국내 시장 경쟁구조, 매체 간 차별화 정도, 독자의 뉴스 소비 패턴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미래 상황에 따라 틈새 또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전문매체나 대안매체들이 약진할 수 있다는 예상도 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