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놀음' 속설 깨뜨린 NC의 '닥공야구'

  • 등록 2020-07-07 오전 5:55:00

    수정 2020-07-08 오전 12:49:18

NC 다이노스의 막강 타선을 이끌고 있는 나성범.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했다. 투수력이 약한 팀은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특히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KBO리그에서 강한 불펜은 우승을 위한 절대 필요조건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NC 다이노스의 선두 질주는 ‘미스터리’다. NC는 6일 현재 36승 16패 승률 6할9푼2리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인 키움 히어로즈(33승 21패 승률 .611)에 4경기 차로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그런데 NC 투수진은 수치상 결코 강하지 않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4.71로 10개 구단 가운데 6위다. 더 놀라운 것은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이다. 6.71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최하위 한화 이글스(5.82)보다도 아래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NC의 경기를 직접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NC는 지난 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말에만 대거 6점을 뽑아 7-6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NC가 기록한 5점 차 역전승은 역대 9회말 최다 점수차 역전승 기록 2위다. 1위는 2017년 9월 3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KIA를 상대로 6점 차를 뒤집은 경기였다

이날도 NC 불펜은 불안했다. 선발투수 마이크 라이트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불펜진이 9회초 4실점 해 추격의지가 완전히 꺾이는 듯했다.

그런데 NC는 8회까지 1득점에 그쳤던 타선이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9회말 공격에서 박석민의 3점 홈런과 김태진의 2점 홈런에 나성범의 끝내기 3루타로 대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NC 타선의 파워와 집중력이 얼마난 대단한지를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NC는 올시즌 팀 홈런(79개), 타점(326점), 루타수(892개) 1위다. 반면 팀 타율(.294)과 안타수(538개)는 리그 3위다. NC 타선이 홈런 등 장타를 많이 때렸고 찬스에 유난히 강했다는 의미다.

특히 NC 타선은 5일 KIA전 역전승에서도 나타났듯이 뒷심이 단연 최강이다. NC의 7~9회 팀 타율은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3할대(.300)다. 팀 홈런도 27개로 다른 팀을 압도한다.

뒷심이 강하니 역전승도 많다. 7회까지 뒤진 승부를 역전승으로 이끈 것이 5경기나 된다. 하위권의 SK나 한화가 단 한 경가도 없는 것을 감안하면 더 비교된다.

NC는 찬스가 오면 더욱 힘을 낸다. NC의 득점권 타율은 3할2푼1리로 두산(.322)에 이어 리그 2위다. 특히 득점권 홈런 개수는 24개로 단연 으뜸이다. 득점권에서 홈런이 많다는 것은 한번 찬스에서 더 많은 점수를 뽑을 수 있다는 뜻이다.

NC의 불펜이 약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투수력 전체가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NC 선발투수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52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선발투수가 소화한 이닝 수는 294⅓이닝으로 LG(303이닝)에 이어 2위다.

NC는 구창모(7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 드류 루친스키(7승 1패 평균자책점 2.30), 라이트(6승 2패 평균자책점 3.63)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긴 이닝을 책임지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36승 가운데 이들 3명이 합작한 승수가 절반이 넘는 20승이다.

NC는 선발투수가 최대한 길게 버텨주면서 불펜의 약점을 상쇄시켜준다. 설령 불펜이 불을 지르더라도 타자들이 더 화끈한 방망이로 확실하게 진화한다. 굳이 약점에 신경쓰기보다 강점에 더 집중한다는 NC의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불펜진 기록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그는 “계속 불펜진이 안 좋았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며 “다른 쪽에 비해 안 좋은 것일 뿐 우리 불펜은 잘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구는 승패가 중요하지 불펜진의 평균자책점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게 아니다”며 “지금 불펜 투수들을 믿고 잘 조합해서 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전북현대를 최강팀으로 이끌었던 최강희 현 상하이 선화 감독은 “1골 먹으면 2골 넣으면 되지”라며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를 강조했다.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현재 NC 야구는 ‘닥공 야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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