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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부산 기장군 스톤게이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넷째 날 3라운드. 전날부터 내린 비로 오전 8시 50분 열릴 예정이던 대회는 약 2시간 정도 미뤄졌다가 끝내 열리지 못하고 취소됐다. 대회 규정에 따라 2라운드까지 13언더파 131타를 적어내 공동 선두에 오른 박현경(20)과 임희정(20)이 3홀 연장 승부로 우승자를 가렸다.
이번 대회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첫날 폭우로 1라운드가 취소됐고, 예비일인 13일까지 대회를 연장해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예정됐던 3라운드마저 취소돼 54홀 경기에서 36홀 경기로 축소됐다.
스무살 동갑내기 박현경과 임희정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한솥밥을 먹어왔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친구 사이로 지난해 프로 입문도 같이했다.
친구끼리 맞붙은 연장전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16번과 17번, 18번홀의 성적을 합산하는 1차 연장에선 나란히 이븐파를 적어내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어 18번홀(파4)에서 서든데스 2차 연장에 돌입했으나 박현경과 임희정 모두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3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열린 KLPGA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박현경은 2개월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는 박현경이 처음이다.
경기 뒤 박현경은 “이렇게 빨리 2승을 달성해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궂은 날씨 속에서 일궈낸 우승이라 더 기쁘고 나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우승이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임)희정이와 코스 밖에선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데, 공교롭게도 우승 경쟁을 할 때는 희정이가 있었다”며 “끝나고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희정이가 ‘축하한다’고 말해줘 너무 고마웠고 ‘수고했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고 친구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시즌 3승을 거둔 임희정은 그 중 두 번이나 박현경과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면서 우승했다. 올해는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박현경이 승리했다.
‘스타 제조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시우 스윙코치에게 지도를 받고 있는 박현경은 전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18)과 통화를 나눈 내용도 살짝 공개했다. 둘은 지난겨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약 2개월 동안 함께 훈련하면서 친해졌다.
박현경은 “어제 (김)주형이가 우승한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누나도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줬다”며 “올해 1승을 더 추가해 3승을 거두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박민지(23)는 11언더파 133타를 기록해 3위에 올랐고, 늦깎이 신인 강지선(24)이 4위(9언더파 135타)로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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