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고독하지 않은 경계가 어디 있으랴…안성규 '경계22-82 독도의 새벽'

2022년 작
도시·바다·하늘 만나는 '지점'에 주목
단순한 풍경 이상 감정 불러일으키려
압도하는 하늘향해 왜소한 몸집 쳐든
인간군상 애처로운 고개짓인 듯 보여
  • 등록 2022-07-09 오전 3:30:00

    수정 2022-07-09 오전 3:30:00

안성규 ‘경계22-82 독도의 새벽’(사진=슈페리어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참 외로운 장면이 아닌가. 동해 끝 고독한 섬 ‘독도’를 비추는 보름달. 수평선 저 멀리 오징어잡이배가 총총히 불을 밝히고 있지만 어차피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이다. 대신 섬 앞을 밝히는 등대 하나 세웠지만 이 역시 망망대해를 비추는, 곧 찾아들 검은 하늘 앞에선 속수무책일 터. 쓸쓸한 밤이 시작되는 거다.

작가 안성규(56)는 ‘경계’를 그린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 하늘과 도시와 경계. ‘경계’ 시리즈 중 한 점인 ‘경계22-82 독도의 새벽’(2022)은 그중 바다편인 셈이다. 이를 두고 작가는 “도시풍경을, 바다풍경을 보여주려던 것도, 하늘풍경을 보여주려던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이 만난 지점인 ‘경계’에 주목해 단순한 풍경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려 했다는 거다.

핵심은 그 ‘풍경 이상의 감정’이란 거다. 어렴풋하지만 날카로운 경계선 하나에 걸친 수없이 쌓인 삶을 잡아내는 건데. 화면을 압도하는 하늘을 향해 왜소한 몸집을 끌어올리는, 아니 그보다 더 지독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애처로운 고개짓처럼 보였다는 거다. 어차피 열 중 여덟아홉의 빈 허공을 지고 사는 힘겨운 세상살이를 다독이는 듯하달까.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슈페리어갤러리서 이한정과 여는 2인전 ‘내게 온 풍경’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20×120㎝. 슈페리어갤러리 제공.

안성규 ‘경계22-61 여명의 베니스’(2022), 캔버스에 오일, 100×100㎝(사진=슈페리어갤러리)
이한정 ‘호수’(2021), 한지에 수묵채색, 80.3×116.㎝(사진=슈페리어갤러리)
이한정 ‘숲’(2021), 한지에 수묵채색, 40×80㎝(사진=슈페리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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