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금융위기 배제 못한다…SVB 파산에 미 증시 급락

  • 등록 2023-03-11 오전 6:01:14

    수정 2023-03-11 오전 6:03:1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또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우려와는 차원이 다른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감이 시장을 덮치면서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은 결국 문을 닫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최악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는 기류다.

1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7%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4%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6% 떨어졌다.



3대 지수는 오전장만 해도 강보합권에서 움직였으나, 오후장 들어 급락하기 시작했다. SVB 충격파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금융당국에 의해 SVB의 영업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SVB에게 영업 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FDIC를 파산 관재인(receiver)으로 지정했다.

FDIC는 폐쇄된 SVB를 대신해 ‘산타클라라 예금보험은행’(Deposit Insurance National Bank of Santa Clara)을 새로 설립했고, SVB가 보유한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이전시켰다. FDIC가 SVB를 대신해 예금지급 업무를 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워싱턴 뮤추얼 이후 최대 규모다.

FDIC 예금보험 한도는 1인당 25만달러다. 예금보험은 금융기관이 영업 정지 혹은 파산하는 경우에 대비해 국가가 예금 일부를 보험료로 예치한 것이다. 현재 예금보험 한도를 초과한 금액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이날 SVB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고, 뉴욕 증시에서 SVB 주식은 거래가 중단됐다. 당국의 이번 재빠른 영업 정지 조치는 시장 전반이 패닉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만에 하나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경우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디파이언스 ETFs의 실비아 자블론스키 대표는 “SVB 사태는 시장을 공포에 떨게 할 것”이라며 “이번 폐쇄가 SVB를 넘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VB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주로 거래하는 상업은행이다. SVB 폐쇄는 스타트업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이로 인해 나스닥 지수의 낙폭이 가장 컸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SVB의 몰락은 소규모 기술회사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거대 빅테크 주가 역시 하락했다.

뉴욕채권시장은 금융위기 공포에 초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자칫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78%까지 급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32bp(1bp=0.01%포인트) 이상 폭락한 수치다. 최근 2거래일간 낙폭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2008년 9월 이후 가장 컸다고 CNBC는 전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74%까지 내렸다. 25bp 안팎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장이 보는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은 확 쪼그라들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50bp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38.0%로 보고 있다. 이는 장중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개장 전 나온 고용보고서는 SVB 충격파에 묻혀버렸다. 당초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으나,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31만1000개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5만5000개)를 웃돌았다. 직전월인 올해 1월 당시 50만4000개보다는 줄었지만, 시장 예상은 상회한 것이다. 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실업률은 3.6%로 월가 전망치(3.4%)를 살짝 웃돌았다. 임금 상승 속도 역시 약간 느려졌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 늘었다. 시장 예상치(0.4%)를 밑돌았다. 1년 전보다는 4.6% 증가해 월가 전망치(4.8%)를 하회했다. CNBC는 “일자리 수가 예상보다 많았음에도 이례적으로 강했던 1월과 비교해 감속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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