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통화정책 주요변수로 재부상

통화정책방향에 `지방집값 상승, 주택대출 확대` 명시
한은 "저금리 폐해 현실화 조짐..지금이라도 차단해야"
  • 등록 2010-07-12 오전 8:45:00

    수정 2010-07-12 오전 8:45: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퇴임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다시 빠르게 늘고 있는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간 저금리 지속에 따른 폐해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물가 상승압력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에 가속도를 붙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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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통위, 지방집값-주택대출에 우려 표시

지난 9일 전격적으로 0.25%포인트(25bp)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지방 집값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주택매매가격이 수도권은 하락하고 있지만 지방은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던 표현이 바뀌었다.

또 "주택거래가 활발하지 않는데도 주택담보대출은 낮은 대출금리 등의 영향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며 한 달전 "소폭 확대됐다"에서 `소폭`에서는 표현을 제외했다.

이번 `통화정책방향`에서 이렇게 부동산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언급이 달라질 정도로 상황이 바뀐 걸까?

우선, 한은 지적대로 지방 부동산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은 평균 2.5%나 올랐다. 이 기간 수도권 집값은 0.6% 내렸다.

최근 공급이 줄어들면서 수급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고 신축 또는 미분양 주택을 살때 5년간 양도세를 감면받는 점도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낮은 금리와 미분양 주택 세제 혜택 등 영향으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새 2조5000억원이나 늘어나 최근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월대비 대출규모도 9개월째 증가세다.

한은 관계자는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지방 집값이 뛰고 있어 부동산시장에 대해 방심하기 이르다"며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수요는 주택거래 침체 속에서도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한 마디로 `장기간 저금리에 따른 폐해`라고 지적했다. 이성태 전 총재 때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했던 바로 그 변수가 다시 전면에 부각된 것이다.

◇ 한은 "사전차단 주력..이자부담 변수 안돼"

금통위후 기자 간담회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도 "한은이 주택가격 등을 보지 않는 건 아니지만 자산가격을 관리, 통제하기 위해 금리정책을 고려할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주택시장이 지역별로 엇갈린 반응으로 나타나듯이 자산버블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통화 완화기조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점점 늘어났듯 이는 앞으로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만해도 "현재 가계부채는 위험한 수준이 아니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미시적 접근법이 필요하며 무차별적인 거시경제적 접근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했던 김 총재를 감안하면 입장이 크게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은 관계자도 "한동안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이 문제가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사전에 철저하게 차단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5bp 인상 직후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이자부담이 2조4000억원이나 늘어날 것"이라며 압박을 가하는 언론이나 그에 따른 여론은 한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한은은 단호해 보인다. 한은은 이례적으로 금통위 후 곧바로 참고자료를 내고 "가계부채의 70.6%를 소득 상위계층인 4~5분위가 보유하고 있고 1분위 가구에서 부채를 보유한 비중은 전체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저소득층 가구는 20%만 빚을 지고 있으며 나머지 80%는 빚이 없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타격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한은 관계자 역시 "우리도 금리 인상을 고려하면서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 소득분위별 비중, 이자부담 등을 점검했다"며 "저소득층 이자부담은 상대적으로 덜 늘어나는데다 금리 인상으로 늘어나는 이자는 자산가격 상승, 경기회복에 따른 임금 상승 등을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이어 "물론 상대적으로 적긴해도 저소득층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우려스럽다'면서도 "그러나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커질 수 있는 `암세포`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통은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같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하는 대목일 것이다. 한은은 일단 한 차례 제동을 건 만큼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3%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인해 인플레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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