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먹]밀키트 스테이크로 '나도 홈셰프' 도전해봤다

(16)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 나라셀라 '빌라 다 빈치' 와인
  • 등록 2021-05-02 오전 6:00:00

    수정 2021-05-02 오전 6:00:00

거리두기에 집밥 먹는 날이 많아진 요즘.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 어디 없을까요. 먹을 만한 HMR(가정 간편식), RMR(레스토랑 간편식)을 직접 발굴하고 ‘내 돈 주고 내가 먹는’ 생생 정보 체험기로 전해드립니다.<편집자주>

프레시지(Fresheasy)가 출시한 밀키트(Meal-kit) ‘블랙라벨 스테이크’를 시식해봤다. 오늘은 ‘나도 홈셰프(Home Chef)’가 된 것 같은 기분은 덤이다.(사진=김범준 기자)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장기전으로 갈 줄은 몰랐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반년 넘게 지속될 줄은 더 몰랐다. 근사한 곳에서 외식을 하고 싶다가도 몰리는 인파 탓에 망설임을 반복하다보니 ‘칼질’을 한 지 오래다.(슬프게도 데이트 자체가 줄어든 건 안 비밀이다.)

어차피 인생은 고기서 고기. 이번 주말엔 집에서 혼자서라도 우아하게 칼질을 하고 와인을 마시며 기분을 내야겠다. 음악은 스테이크의 깊은 풍미와 어울리는 클래식도 좋고 재즈 감성도 좋을 것 같다.

요새 동네 마트만 가더라도 스테이크를 위한 소고기와 각종 부재료들을 쉽게 살 수 있도록 잘 구비돼 있다. 장보기와 재료 손질이 귀찮다면 집 소파에 누워 손가락 몇 번 터치로 스테이크 한 상차림으로 구성한 ‘밀키트’(Meal-kit)를 주문하면 된다. 요즘 밀키트 메뉴는 매우 다양해서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국내 밀키트 시장점유율 1위 업체 ‘프레시지’(Fresheasy)는 전용 온라인몰에서 단돈 3000원 배송비(이마저도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원하는 날짜에 맞춘 지정일 배송을 해준다. 이번 주말 ‘홈 스테이크’를 위해 며칠 전 프레시지 몰에서 ‘블랙라벨 스테이크 세트’를 주문해둔 게 때맞춰 왔다.

프레시지 밀키트 ‘블랙라벨 스테이크’ 세트 1개 모습. 제법 묵직하다.(사진=김범준 기자)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밀키트의 개당 판매가는 1만7900원인데, 현재 전용 몰에서 12% 할인한 가격인 1만5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것도 2인분 1세트 가격이다. 소고기 맞나 싶을 정도로 ‘착한 가격’에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된다. 가격은 저렴한데 과연 맛과 품질도 좋을지 어서 먹어 봐야겠다.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는 냉장보관 제품이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라 제품 수령 후 최대한 바로 먹는 게 좋다. 세트 전체 내용량은 2인분 기준인 528g으로 제법 묵직하다.

원재료는 소고기(미국산) 부채살 49.2%가 주 성분이고 이밖에 적양파(국산), 방울토마토(국산), 아스파라거스, 마늘, 올리브오일, 허브솔트, 그리고 아메리칸소스로 구성돼 있다.

프레시지 밀키트 ‘블랙라벨 스테이크’ 구성품. 허브솔트와 올리브오일까지 포함돼 있어 따로 재료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사진=김범준 기자)
박스 포장 뒷면에는 김종덕 셰프의 ‘15분 완성 레시피’가 안내돼 있다. 필요한 재료 준비와 손질은 밀키트로 다 돼 있기 때문에 가스레인지(혹은 인덕션)와 팬, 도마와 접시, 그리고 키친타월만 추가 도구로 준비하면 된다.

우선 개별 소포장된 소고기를 꺼내 도마 위에 놓고 키친타월을 싸서 핏물을 제거해준다. 고기는 한덩어리(처럼 보이는 상태)였는데 상당히 두툼했다.(뒤에 반전이 있다.)

핏기 제거가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팩에 담긴 올리브오일의 절반과 허브솔트를 소고기 앞뒤로 골고루 펴 발라주며 ‘마리네이드’(Marinade) 해준다. 마리네이드는 고기나 생선을 조리하기 전 맛을 들이거나 부드럽게 하기 위해 향료를 잠시 재워두는 과정을 말한다.

구성품 소 부채살의 핏물을 제거(왼쪽)하면 동봉된 올리브오일을 골고루 펴 발라주고(가운데) 허브솔트를 뿌려준 뒤(오른쪽) 잠시 ‘마리네이드’(Marinade) 해준다.(사진=김범준 기자)
고기를 마저 마리네이드 해주는 동안 밀키트에 동봉된 각종 채소들로 가니쉬를 만들어준다. 팬을 중불로 1분 간 예열한 뒤 남겨둔 올리브오일을 팬에 두르고 적양파, 아스파라거스, 방울토마토, 마늘을 한번에 넣고 4분 간 잘 구워준다.

이때 채소들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최대한 제거해주고 팬에 올리는 것이 좋다.(기자는 물기가 있는 채로 넣었다가 올리브오일이 미스트처럼 사방에 퍼지는 진귀한 구경을 했다.)

가니쉬를 다 완성했다면 접시에 모두 옮겨주고, 올리브오일이 아직 흥건한 팬을 닦지 않고 그대로 1분 간 강불로 예열해준 뒤 드디어 잘 재워둔 소고기를 팬에 올려준다. 여러 재료의 순차적 조리 과정에 따른 맛을 그대로 살려주는 일명 ‘원팬’(One Pan) 요리법이다.

스테이크는 우선 강불에서 양쪽 면을 각각 1분씩 구워준 후, 중불로 줄여 속까지 잘 익도록 마저 뒤집어가며 구워준다. 레시피에서는 굽기 정도로 ‘레어’ 2분, ‘미디엄’ 3분, ‘미디엄 웰던’ 4분을 안내하고 있다. 기자는 취향껏 ‘미디엄 레어’로 요리하겠다며 2분30초를 택했다.

먼저 각종 채소로 가니쉬를 만들어 준 뒤(왼쪽) 그 팬 그대로 이어서 마리네이드 해 준 고기를 취향껏 구워준다. 아뿔싸, 두툼한 한덩어리인 줄 알았던 고기가 사실 사이좋게 붙은 두 덩어리다.(사진=김범준 기자)
이때 두툼했던 고깃덩어리가 갑자기 두 개로 분리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알고보니 고기가 애초에 두꺼운 한덩어리가 아닌, 적당히 얇은 부채살 두 개가 진공 포장으로 꼭 붙어 있던 것이었다. 어쩐지 레시피 사진에는 고기가 두 덩어리더라. 갑작스러운 반전에 기자도 당황스러웠고, 예쁘게 구워져가던 고기 녀석들도 갑작스러운 속살 등장에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두 덩어리 고기 각각 한쪽 면에 마리네이드가 안 된 꼴인데,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안 익은 면을 부랴부랴 강불에 다시 익히며 수습에 들어갔다. 결국 조리 순서가 꼬이면서 육즙이 조금 빠져버렸고, 목표로 했던 ‘미디엄 레어’ 스테이크는 자연스레 ‘미디엄 웰던’이 되고 말았다.(고기가 서로 붙어 있는지 처음에 잘 살펴보자.)

우여곡절 끝에 혼자만의 홈파티를 위한 스테이크가 완성됐다. 중간에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그래도 먹음직스럽다. 제품 소개에는 2인분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물론 혼자 클리어 할 작정이다. 음식을 완성하고 보니 성장기 청소년과 건장한 성인이라면 충분히 혼자서 소화할 만한 양이다.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밀키트 요리를 완성한 모습(왼쪽)과 먹기 좋게 칼로 썰어준 모습(오른쪽). 플레이팅에 나름 신경 쓴다고 썼는데 지금 다시 보니 좀 어설프다. 그래도 맛있겠다.(사진=김범준 기자)
드디어 만찬의 시간. 접시에 예쁘게 플레이팅한 스테이크를 상온에서 약 5분 간 ‘레스팅’(Resting) 해준다. 레스팅은 가열로 움츠러들었던 육질이 긴장을 풀고 육즙이 고루 퍼지도록 잠시 뜸을 들이는 과정을 말한다. 레시피에서는 15분 조리 완성이라고 했지만, 처음 시도로 좌충우돌하다 보니 한 30분은 걸린 것 같다.

레스팅을 하면서 스테이크와 페어링(Pairing) 궁합이 좋은 레드와인 한 병을 꺼내온다. 오늘 와인은 국내 굴지의 와인 유통사 ‘나라셀라’가 수입 판매하는 이탈리아 와인 ‘빌라 다 빈치 산 지오 2017’(Villa Da Vinci, San Zio, Toscana 2017), 너로 정했다. 라벨에는 르네상스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성화(聖畵) ‘수태고지’(또는 성모영보, Annunciazione)에 등장하는 대천사 가브리엘(Gabriel)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신성하고 아름답다. 맛도 향도 아름답다.

와인 유통사 나라셀라가 수입 판매하는 이탈리아 와인 ‘빌라 다 빈치 산 지오 2017’(왼쪽)와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 중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수태고지’(Annunciazione).(사진=김범준 기자, 우피치 미술관)
스테이크는 고기가 두개로 분리되면서 생각보다 얇은 감이 있었다. 차라리 붙어 있는 상태로 두껍게 한덩어리로 제공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조리 과정 중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과 고기 두께 판단 미스로 의도한 ‘미디엄 레어’ 스테이크는 아니었지만, 속까지 잘 익은 ‘미디엄 웰던’ 스테이크를 잘 썰어 먹었다. 물론 남김 없이 완(完)그릇 했다.

총평. 식감과 맛이 스테이크 전문점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아서 가성비가 좋은 느낌이다. 다음 번엔 요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과 함께 맛도 더 좋을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해본다.

직접 요리한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조각(왼쪽)과 기본 제공하는 ‘아메리칸소스’를 곁들인 모습(오른쪽). 굽기 정도를 ‘미디엄 레어’를 원했지만 고기 두께 판단 미스로 ‘미디엄 웰던’이 됐다. 그래도 맛있게 혼자 다 먹었다.(사진=김범준 기자)
밀키트에 기본으로 포함된 셰프의 레시피로 만든 ‘아메리칸소스’에 고기 조각을 푹 찍어 먹어도 맛있다. 데미그라스를 베이스로 하는 잠발라야 혹은 데리야끼 소스처럼 새콤달콤한 맛이 스테이크의 풍미를 한층 더 살려주고 느끼함은 잡아준다.

스테이크 칼질과 빌라 다 빈치 산 지오 레드 와인 한잔,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의 트럼펫 협주곡(Haydn, Trumpet Concerto in E flat major, Hob.VIIe:1)을 곁들이니, 유럽의 한 비스트로(Bistro)에서 즐기는 기분 좋은 다이닝이 그려진다. 프레시지 ‘블랙라벨 스테이크’ 밀키트와 함께라면 누구나 ‘나도 홈셰프’(Home Chef)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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