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전략대화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황금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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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다운 방식 현상황에 가장 적합…실무협상 병행”
이 본부장은 “핵심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고 남북미 3국 지도자간 형성된 신뢰의 견고함도 과거에는 갖지 못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번주 예정된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두된 ‘톱-다운’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는 하향식 의사 결정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톱-다운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협상의 세부적인 측면까지 정교하게 다루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미 북핵수석대표간 실무협상 등의 방식으로 톱다운을 보완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핵 합의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중단이 아닌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며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북측이 요구하는 다양한 사안과 이에 필요한 논의에 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일각에선 한반도가 전쟁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장고조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화모멘텀 지속…北 결단 기대”
이 본부장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측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통해 대화의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북핵 협상에 있어 제재에 치중한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로부터 오히려 멀어지게 된 상황”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역설했다.
이어 “다가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 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본부장은 “일각에선 하노이 회담을 실패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긴 대화 프로세스의 한 일부로서 더 큰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