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했어요" 100명 중 95명이 여성[최정희의 이게머니]

올 들어 7월까지 244.1만명 취업 증가…95%가 여성
7월 여성 취업자 수 24.6만명 증가…남성 3.5만명 감소
60세 이상·30대 여성이 이끄는 고용 호조
서비스업·나홀로 사장·상용직·단시간 근무·고학력
‘女고용률, 男보다 낮아’…여성 중심 고용 호조 지속
  • 등록 2023-08-10 오전 5:00:00

    수정 2023-08-10 오전 5:00:00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서울우먼업 페어를 찾은 참관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증가한 취업자의 95% 가량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월에는 남성 취업자 수가 2년 반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여성 취업자 증가폭이 전체를 초과했다. 보건서비스 등 여성 친화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높은 반면 집중호우 등에 건설·제조 등의 일자리 수요는 감소한 영향이다. 산업 구조와 소비 패턴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여성 중심의 고용시장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출처: 통계청


◇ 60세 이상·30대 이상이 이끄는 고용시장


9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취업자 수는 2868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비 21만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9개월째 증가하고 있지만 넉 달 째 둔화되며 2021년 2월(47만3000명 감소)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났다.

주로 여성과 고령층이 고용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취업자 수는 244만1000명이 증가했는데 여성 취업자 수는 230만9000명이 늘어나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7월만 보더라도 여성은 취업자 수가 24만6000명 증가해 전체 증가폭(21만1000명)을 초과했다. 남성 취업자 수는 외려 3만5000명 감소, 2021년 2월(18만6000명 감소) 이후 2년 반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29만8000명 증가해 전체 취업자 수를 뛰어넘었다.

이를 조합하면 고용시장을 이끄는 주역은 60세 이상 여성이다. 7월 60세 이상 여성 취업자 수는 18만5000명 증가해 전체 여성 취업자 수 증가폭(24만6000명)의 75%를 차지했다. 작년 1월까지만 해도 60세 이상 비중은 30%대였으나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30대 여성 취업자 수는 7만2000명 증가, 전체 증가폭의 30%를 차지했다. 작년 1월 3%에서 비중이 10배 급증한 것이다. 30대 여성은 60대 여성 다음으로 가장 고용이 활발한 계층이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3만8000명 감소해 9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남녀 구분 없이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

여성 중심 고용시장, 서비스업·상용직·짧은 근무시간

고용시장에서의 남녀 희비는 이들이 종사하는 산업군의 특징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남성은 건설, 제조, 도·소매에 주로 종사하는 데 집중호우, 경기악화 등에 이들 고용은 위축되는 반면 여성은 돌봄수요, 외부활동 증가에 따른 (서비스업 개선으로) 보건,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 고용의 가장 큰 특징은 서비스업, 상용직, 짧은 근무 시간 등으로 요약된다. 여성 취업자 증가폭 중 서비스·판매 종사자 비중이 작년 1월 20%대에서 올해 7월 80% 수준으로 급증했다. 반면 제조업과 관련된 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같은 기간 30%대에서 마이너스(-) 45%로 인력 유출이 일어났다.

서비스업 위주로 취업이 늘어났지만 임시·일용직보다는 상용직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여성 취업자 수 증가폭 중 상용 근로자 비중은 같은 기간 55%에서 135%로 급증했다. 임시직, 일용직에서 빠진 영향이다. 취업자 증가 중 ‘나홀로 사장’인 자영업자 비중도 2%에서 27%로 늘어났다.

대신 이들의 근무 시간은 짧아졌다. 근로시간이 주 36시간 미만인 비중이 37%에서 71% 수준으로 뛰었다. 36시간 이상 비중은 26% 수준으로 줄었다. 여성 취업자 수 증가폭 중 대졸 이상이 같은 기간 56%에서 129% 수준으로 급증한 반면 고졸, 중졸의 비중이 줄어든 것도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여성 위주의 고용시장 개선세는 앞으로도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하면서 1982년 7월 통계작성 이래 7월 기준 가장 높게 상승했지만 여성과 남성 고용률은 여전히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남성 고용률은 71.8%이나 여성은 54.9%다. 서 국장은 “여성 고용률이 남성보다 낮아 여성이 좀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남성은 73.8%, 여성은 56.4%로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남성이 고용시장에서 위축되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게임, 영화 등 단순히 돈 뿐만 아니라 절대 시간이 소요되는 쪽으로 소비 패턴이 옮겨가면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하기보다 적당한 소비에 걸맞는 소득 수준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여성은 합계 출산율 0.78명에서 보여지듯이 결혼, 출산이 미뤄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다.

특히 고용시장을 주도하는 60세 이상,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월 각각 38.9%, 69.9%로 작년 1월 대비 6.3%포인트, 5.7%포인트 상승해 전 연령층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50대는 경제활동참가율이 70.5%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고 4.9%포인트 증가해 60세 이상, 30대 다음으로 가장 높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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