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 "아내에서 엄마로…본능적인 끌림이랄까?"(인터뷰①)

  • 등록 2009-12-05 오전 8:47:49

    수정 2009-12-05 오후 8:43:38

▲ 송윤아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송윤아는 신중했다. 배우로서도 그렇고 여자로서는 더했다. 어쩌면 그건 타고난 성격인지도 몰랐다.

새 영화 '시크릿'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송윤아는 "나만 잘하면 되는 영화였다"며 자세를 바짝 낮추고 봤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그이'와의 이야기에는 그저 웃기만 할 뿐 답이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선 '시크릿' 속 다분히 비밀스럽고 슬픈 과거를 지닌 여주인공 지연의 모습도 살짝 보였다.

송윤아의 결혼 전후 달라진 필모그라피는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금은 남편이 된 설경구와 비밀 열애를 하며 원제가 '세이빙 마이 와이프(Saving My Wife)'였던 영화 '시크릿'을 촬영했고, 지난 5월 결혼 이후에는 엄마와 딸의 사랑을 그린 영화 '웨딩드레스'를 첫 작품으로 택했다.

'웨딩드레스'는 제작비 10억원 남짓의 저예산 영화다. 게다가 작품에서 송윤아가 맡은 역할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싱글맘. 우연인지 필연인지 작품 속에서도 실제처럼 아내에서 엄마로 자연스런 변화를 맞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송윤아처럼 이름 있는 스타에겐 작품이 넘쳐난다. 게다가 드라마와 영화 모두에서 연기력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는 그녀같은 경우엔 더하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송윤아는 왜 하필 비록 영화에서지만 아내, 엄마이길 원했을까?

송윤아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냥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았다고 했다. 납득할만한 해석은 덧붙여지지 않았다.

"사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지연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는 지연이 밖에 생각이 안나더군요. 새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기자분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왜 이 영화를, 드라마를 택했느냐' 하는 것인데… 글쎄요. 본능적인 끌림 같은 게 아니었을까요?"

영화 '시크릿'에서 송윤아는 살인용의자로 의심받는 강력반 형사의 '아내'로 출연한다. 또 2년전 불의의 사고로 끔찍하게 아끼던 딸을 잃은, 쓰라린 과거를 지닌 '엄마'이기도 하다.

끔찍한 살인사건 현장에선 지연의 흔적들이 발견되고, 형사인 남편은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고의적으로 은폐한다.
 
▲ 송윤아


앞서 송윤아도 언급했듯 사실 영화에서 그녀의 출연 비중은 예상외로 적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사건의 중심에 선 그녀를 떨쳐버릴 수 없게 된다. 송윤아가 극중에서 맡은 지연이란 인물이 전하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송윤아는 줄곧 '아내'로 나오지만, 관객의 머릿 속엔 단 두 신 잠깐 나오고마는 '엄마 지연'의 모습이 더 깊게 각인되고 있다.

엄마 송윤아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전작인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도 엄마였지만 당시는 무늬만 같았을 뿐 엄마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본격적으로 모성을 연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송윤아는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물론 부족한 면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만약 지금이 아닌 2~3년 전 같은 제의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그랬다면 하지도 않았겠지만 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말도 안되는 해석과 표현을 했겠죠. 무엇보다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된 것에 감사해요. 물론 2~3년 후에 지금의 엄마 연기를 보면 또 창피할 수도 있겠지만요."

송윤아는 "촬영 내내 행복했다"는 말로 새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세븐데이즈'로 입증된 윤재구 감독의 탄탄한 시나리오, '스릴러 최강 드림팀'으로 불리는 스태프들, 차승원 류승룡 김인권 등 연기파 배우들의 참여로 촬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게 송윤아의 설명이다. 프로가 모인 현장에서 배우로 무한한 에너지를 얻었음은 물론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듯 새로운 변신, 그리고 경험에는 어려움도 따랐다. 송윤아가 말하는 '시크릿'은 지금껏 출연해온 작품들중 '가장 영화적인 영화'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짜여진 틀 안에 몸을 맞추는 작업이 계속됐다.

"감독이 미리 짜놓은 그림 안에 인물들이 들어가고, 잘 맞춰진 약속에 의해 배우들이 움직이는 상황이었어요. 감독은 일상적이지 않은 연기를 요구하셨죠. 드라마를 촬영하면서는 일상적인 연기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알았네요. 그 반대도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말이죠."(웃음)

영화 '시크릿'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송윤아의 변신이다. 데뷔 15년만에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했고 아내에서 엄마로 캐릭터에 과감한 변화를 주는 시도도 했다.

하지만 송윤아의 얼굴에는 두려움 보단 설레임이 가득했다. 송윤아의 '변신'이 돋보이는 영화 '시크릿'은 지난 3일 개봉해 첫날 5만여 관객을 동원, '2012'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대욱기자)
▲ 송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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