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허성태 “범인 정호영, 아내는 귀엽대요, 하하”(인터뷰①)

  • 등록 2017-05-17 오전 6:59:00

    수정 2017-05-17 오전 6:59:00

사진=한아름 컴퍼니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이렇게 큰 역할을 맡은 작품은 처음이에요. 좋은 반응을 얻어 얼떨떨하고 감사해요.”

배우 허성태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에서 케이블채널 OCN 주말 미니시리즈 ‘터널’(극본 이은미, 연출 신용휘) 속 연쇄살인범 정호영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터널’은 30년 동안 이어진 연쇄살인을 쫓는 이들의 이야기다. 정호영은 젊은 여성을 연달아 살해하는 사이코패스였다. 또 다른 범인인 부검의 목진우(김민상 분)가 정체를 드러내기 전까지, ‘터널’의 긴장감은 정호영의 담당이었다. 허성태는 과시욕이 강한 연쇄살인마 정호영으로 분해 섬세한 연기로 보는 이의 몰입도를 높였다. 11회를 마지막으로 하차했지만, 허성태는 “‘터널’=웰메이드”라는 초반 입소문의 일등공신이었다.

실제 인터뷰를 위해 만난 허성태는 유쾌한 입담의 ‘부산 남자’였다.

―‘터널’ 이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내는 뭐라고 했나.

△귀엽다고 했다. (웃음) 평소 모습을 잘 아는데 폼 잡는 모습이 재미있는 것 같다. 정호영이 비열하게 웃는 장면을 따라하더라.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알아봐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역할 때문인지 조심스럽게 ‘’터널‘…?’이라고 말하면서 다가와주신다.

―그만큼 ‘터널’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제작진에게 정호영 역할 제안을 받았다. 굉장히 기뻤다. 작품 때문에 머리가 삭발인 상태였다. 안된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다행히 삭발도 괜찮다는 답을 받았다. 남자배우로서 사이코패스 연기는 좋은 기회이지 않나. 영화 ‘추격자’(2008)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범인 지영민은 연기 수업을 받을 때 꼭 나온다. 꼭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오디션을 보지 않고 출연한 첫 작품이기도 했다. 믿어준 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열심히 준비했다.

―신용휘 PD 등 제작진이 주문한 내용이 있었나.

△첫 촬영이 고해성사 장면이었다. 목진우가 아니라 저였다. 촬영을 마친 후 감독님이 “중요한 역할이니까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님은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아쉬운 부분은 짚어주지만, 배우에게 많이 열어준다. 방송으로 보니 준비해서 갔던 장면들을 다 살려줬다.

―정호영은 실제 연쇄살인범 정남규, 강호순, 유영철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이름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 역할을 위해 참고한 것이 있는지.

△기사를 보고 알았다. (웃음) 백지에서 시작하려고 했다. 알고 연기를 했다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악마를 보았다’(2010), ‘추격자’, ‘공공의 적’(200) 등 사이코패스가 나오는 영화가 있지만, 일부러 찾아보진 않았다. 정호영은 그들과 전혀 다른 인물이다. 내 목소리와 내 연기로 만들어가고자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캐릭터를 준비했나.

△고민을 많이 했다. 우선 전형적인 ‘나쁜X’이 아니길 바랐다.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모친(이용녀 분)과 독대 신이라 생각했다. 화를 낼 수도 있었는데 담담하게 연기했다. 정호영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쓸모없는 X”이란 말을 듣는다. 그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보다 오히려 정호영의 감정을 더 잘 드러날 거라 생각했다. 두 번째는 ‘어떻게 해야 주인공들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김선재(윤현민 분)과 마주했을 때 그를 자극할 수 있어야 했다. 투철하게 연기했다.

―극중 신재이(이유영 분)의 목을 스타킹으로 조르는 장면이 있다. 이를 연기한 이유영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크닉적인 부분이다. 상대방에게 힘을 주지 않고 내 손을 부들부들 떨면 실제 목을 조르는 것처럼 보인다. 상대방은 숨을 참아서 마치 숨을 쉴 수 없는 것처럼 연기한다. 테이크도 길지 않았다. 오히려 뜀박질 장면이 힘들었다. 경기 인근 강변에서 촬영했는데 실은 10평정도 되는 좁은 공간이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위해서 다양한 각도로 여러 번 찍었다. 화면에는 다 다르게 나오지만 말이다.

정호영은 신재이를 납치한 후 살인을 시도하다 김선재에게 체포된다. 방송에선 10,11회에 걸쳐 20~30분 등장했지만, 꼬박 이틀 밤을 새 촬영했다. 극중 이유영은 허성태를 피해 맨발로 도망쳐야 했다. 워낙 달리기를 잘해 현장 스태프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허성태가 무서웠다”고 이유를 말했다고. 이후 장면에서 허성태와 윤현민의 격렬한 액션신이 등장했다.

△요새 액션이 자꾸 늘어난다. 노화가 문제지만 몸 쓰는 데는 자신있다. (웃음) 무술팀이 있었지만 대부분 직접 했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현민 씨와 붙었을 때 강한 감정이 전달돼야 했다. 둘 다 집중해서 촬영했다.

앞서 경찰을 찌르고 화장실에서 도주하는 장면에선 부상을 당했다. 정호영이 팔 깁스에 숨긴 칼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설정이었다. 깁스 분장 때문에 한 번에 촬영을 끝내야 했다. 칼을 뽑는 과정에서 허성태는 자신의 손바닥을 베고 말았다. 피가 흐르는 대로 촬영을 해야 했다. ‘컷’ 소리가 나고 스태프들이 달려와 지혈을 했다. 그는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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