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체 대표는 “일본 조선사들이 1kg당 2달러 정도였던 가격을 1.3달러까지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이 35% 이상 깎이면서 수출액도 30억원에서 14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엔저 여파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전망과 대응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55.7%의 기업이 ‘수출에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전혀 피해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7.7%에 불과했다.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앞세워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해외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해외시장에서 경쟁 중인 일본제품의 가격이 10% 인하될 경우 수출물량은 평균 11.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료가 18.7%로 가장 높았고 철강(15.1%), 조선·기자재(13.3%), 자동차·부품(12.4%), 유화(10.6%), 기계(9.2%), 정보통신·가전(9.2%), 섬유(9.1%), 반도체(8.1%)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엔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저 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는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7곳은 ‘마련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마련했다’나 ‘계획 중이다’라고 응답한 기업은 각각 12.0%와 18.3%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 ‘환 위험관리 지원’(52.3%)을 꼽았다. 이어 ‘수출기업 금융지원 강화’(44.0%), ‘연구개발(R&D) 투자지원 확대’(33.0%), ‘비용절감 지원)’(20.7%), ‘해외 전시회·마케팅지원 강화’(18.0%), ‘법인실효세율 유지’(7.0%) 등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과거 엔고 시대를 이겨낸 일본 기업들처럼 국내 기업들도 원고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사업구조를 효율화하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