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개미 목소리에 '깜짝'…첫 배당 준비나선 기업들

[막오른 주총]
에스엠·데브시스터즈 등 사상 첫 배당
카카오 올해 3000억 규모 자사주 소각
소액주주 증가·주가 하락에 주주환원 요구↑
  • 등록 2022-03-09 오전 12:36:15

    수정 2022-03-09 오전 12:36:1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상장 기업들이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꺼내고 있다. 개인 소액주주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가 하락하자 배당주의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반 토막” 원성에 성장주도 주주환원 실시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194480)·효성첨단소재(298050)·에스엠(041510)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배당을 결정했다. 카카오(035720)는 올해 처음으로 30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쿠키런:킹덤’ 흥행으로 최대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지난해 9월 19만95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데브시스터즈는 주당 50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올해 처음 주당 1만원의 ‘통큰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4373억원을 거둬 1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주가는 지난해 고점 87만7700원에서 40% 이상 하락해 주주들의 민심이 사나워진 상태다.

이 같은 통 큰 배당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가 각각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티앤씨 역시 주당 5000원이었던 배당을 올해 5만원으로 10배 파격 인상했다.

에스엠도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코스닥 상장 이후 20여년만에 첫 배당을 결정했다. 에스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전년의 10배가 넘는 이익을 벌어들였다. 에스엠은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경쟁사인 YG엔터테인먼트(122870)JYP Ent.(035900)는 배당을 해왔지만 에스엠이 배당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에스엠은 지난 2019년 KB자산운용으로부터 주주제안을 받은 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이후 자사주만 매입했을 뿐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카카오(035720)는 올해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내놨다. 통상 성장주로 분류되는 정보기술(IT) 업계 기업은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하지 않고 이익 잉여금을 재투자하는 곳이 많았다. 주주들 역시 배당 수익보다 주가 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며 성장주에 투자해 배당에 대한 요구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 주가가 지난해 6월 고점인 17만3000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자 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카카오는 향후 3년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 대기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중단했던 배당 재개…분기배당도 속속 도입

지난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SK이노베이션(096770)LG디스플레이(034220), 두산밥캣(241560) 등도 최근 배당을 재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보통주 1주당 0.011주의 현물배당을 주총에서 승인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도 배당을 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이사회에서 이를 뒤집었다.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도 배당을 다시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주당 650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23년까지 사업년도 기준 연결당기순이익에서 2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계획이다. 2020년 배당을 중단한 두산밥캣도 올해 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간배당, 추가배당을 발표한 곳도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주당 고정배당금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리고, 올해부터 분기 단위로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SDI(006400)는 오는 2024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의 5~10% 수준을 추가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 최초로 분기배당을 결정한 신한금융지주(055550)는 올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장사 3곳 중 2곳은 배당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가 지난달 28일까지 배당 계획을 발표한 853개 상장사의 배당금(2021회계연도 기준)을 조사한 결과 직전 연도보다 배당금을 늘린 기업은 총 568곳(66.6%)으로 집계됐다. 853개사의 배당금은 모두 합해 38조3232억원에 달해 최종 배당금 규모는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전자투표가 도입되면서 주주권 행사가 쉬워졌다”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내면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인식이 제고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액주주의 목소리로 기업의 지배구조가 바뀌거나 주주총회의 안건이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무리한 안건을 올릴 때 기업이 주주의 눈치를 보게 되는 감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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