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신도시 집값'..1기 위에 2기

수도권 신도시 집값..'서울 가까울수록 비싼' 법칙 깨져
3.3㎡당 평균 매매가 1214만원 vs 1224만원
"1기 노후화와 광역교통망 발달, 자족성 강화 등 영향"
2기 광교·김포 상승세…1기 일산·분당 주춤
  • 등록 2015-06-09 오전 5:30:00

    수정 2015-06-09 오전 7:41:49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에 지형 변화가 일고 있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는 주택 노후화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광교 등 2기 신도시는 광역교통망 개선 등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판교와 함께 수도권 2기 대표 신도시로 꼽히는 광교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 강남에서 개인사업을 하던 천모(57)씨는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1월 집값을 3억원가량을 낮춰 1기 신도시인 분당에서 2기 신도시인 광교로 이사를 했다. 출·퇴근 거리는 두 배가량 늘었지만 같은 평수(전용면적 84㎡)로 이동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중 천씨는 얼마 전 우연히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집값을 알아봤는데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전에 살던 분당 아파트(더샵스타파크)는 시세가 7억 1500만원 선에서 변동이 없었지만 지금 살고 있는 광교e편한세상은 4억 3250만원에서 5억 1500만원으로 일년 반만에 8000만원이 올랐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시장에서 서울과의 ‘직주근접의 법칙’이 깨지고 있다. 예전에는 서울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아파트 가치가 높게 평가됐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서울과 가까운 1기 신도시보다 멀리 떨어진 2기 신도시 아파트값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기 신도시는 입주한 지 20년이 훌쩍 넘어 주택의 노후화가 많이 진행된데다 2기 신도시의 약점으로 꼽혔던 서울과 접근성이 도시철도 등 광역 교통망의 발달로 개선되면서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도권 2기 신도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224만원으로, 1년 전(1168만원)보다 4.8% 올랐다. 반면 1기 신도시의 3.3㎡당 매매가격(1214만원)은 1년 전(1175만원)에 비해 3.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2기 신도시(1168만원)보다 1기 신도시(1175만원)가 더 비쌌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1980년대 말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조성된 1기 신도시는 그동안 2기 신도시와 비교해 높은 시세를 형성해왔다” 며 “서울 강남권과 접근성이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로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철도 등 광역교통망이 갖춰지면서 1기와 2기 신도시간 서울 접근성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강남에서 용인 수지와 수원 광교를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내년 2월 개통 예정)과 김포도시철도(2018년 완공 목표) 등이 대표적인 광역교통망이다. 광교는 신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으로 강남까지 30분, 용산까지 40분 내 도착이 가능해졌다.

2기 신도시 자체의 자족성도 집값 상승에 한몫했다. 광교신도시의 광교테크노밸리 내 벤처기업과 동탄2신도시의 삼성전자 나노시티·LG전자 등이 배후 수요로 작용하고 있다. 낮에 서울에서 일하고 밤에 자러 오는 베드타운 성격이 강했던 1기 신도시가 실질적인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서울과 거리를 중요하게 여겼다면, 2기 신도시는 자족성을 갖춰 경제 활동부터 여가·거주까지 신도시 안에서 해결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광교신도시 아파트값은 일년 새 3.16% 올랐다. 신분당선 연장선 인근에 있는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형은 실거래가격이 6억 5250만원으로 한 달 새 2250만원이 올랐다. 수원시 이의동 S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라는 메리트에다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호재까지 겹쳐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일년 새 3.43% 올라 신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포 풍무동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올림픽대로와 이어지는 자동차도로가 뚫린 데 이어 도시철도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되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1기 신도시 대표주자인 일산과 분당 아파트 매매시장은 잠잠한 편이다.2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78% 올랐으나 일산은 0.9% 상승하는데 그쳤다. 분당 아파트값도 1.3% 올라 1년 전(1.73%)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 “1기 신도시는 조성된 지 25년이 넘어 사실상 ‘신도시’의 매력이 사라진데다 집값을 견인할만한 특별한 개발 호재가 없다”며 “리모델링 등으로 주거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2기 신도시와의 집값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