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본격 '통개발'…서울 집값 상승 화약고되나

올해 강남권 땅값 폭등 이유 '삼성동 개발'
재건축 지지부진에도 가격 유지
GTX로 강남~신도시 왕복시간 단축
"출근자 많은 강남만 결국 혜택 볼 것"
  • 등록 2019-06-11 오전 4:30:01

    수정 2019-06-11 오전 4:30:01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정병묵 박민 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쪽 영동대로 지하 공간을 통으로 개발하는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착공이 본격화하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전망이다. 5년이 넘도록 사업이 지지부진했지만 정부가 착공 시기를 못박으면서 본격 착수하게 됐기 때문이다. 강남이 서울 집값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강남권의 심장부로 재탄생하는 삼성동 내 초대형 개발 사업이 집값 상승의 화약고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는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에 조성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관문 역할을 할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 계획안을 최종 승인했다.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삼성역~봉은사역 630m 구간 지하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C 노선), 도시철도(위례신사선), 지하철(2·9호선) 및 버스·택시 등 환승센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철도 통합역사 외에도 버스환승 정류장(52개 노선), 주차장 등 환승 시설과 지상 광장, 공공·상업시설 등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연내 관련 지정 고시,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 개발실시계획 승인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연말께 착공, 2023년 개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본격 행정 절차에 들어가면서 법적 위상을 확보했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라며 “일반 건설사업이라면 단순히 하나의 공사일 뿐이지만 ‘국가통합교통체계 효율화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되기 때문에 공적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사업 절차도 훨씬 간소화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동 통개발 강남 집값 터뜨릴 뇌관”

하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더라도 강남권은 언제든 건드리면 터질 수 있는 뇌관과도 같다는 점이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언젠가는 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정작 하게 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계획이 포함된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은 강남 집값을 언제든 띄울 수 있는 재료였다. 그러나 정부가 사업 계획 발표 후 집값 상승을 우려하면서 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경우 올해 1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승인을 뒤늦게 받으면서 ‘늑장 승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작년 서울 집값이 폭등했기 때문에 GBC 사업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부동산 시장 열기가 잦아들자 올 1월에 전격 발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사업은 올해 강남권 땅값 폭등의 ‘일등공신’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올해 서울 평균 개별 공시지가가 12.35%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는데, 강남구는 중구(20.49%)에 이어 두 번째(18.74%)로 많이 오른 지자체로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영동대로 통합개발계획이 강남구 땅값 주요 원인”이라며 “삼성동 일대 개발 계획이 강남구의 상승률을 4%포인트정도 올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계획이 아니었으면 강남구의 올해 개별 공시지가 상승폭은 14%로 더 낮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요새 강남권 집값은 하락률 저점을 찍고 점차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강남·송파·서초·강동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 하락폭은 연초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구는 5월 셋째주 0.01% 내렸다가 5월 마지막주부터 보합세로 전환했다.

“장기적으로 집값 올리거나 하락 저지선 역할”

전문가들은 광역복합환승센터 사업이 삼성역 일대 개발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집값 상승 동기가 되거나 적어도 가격 하락 저지선을 굳게 형성하는 이슈라고 보고 있다. 특히 GTX를 통해 신도시와 강남권 왕복 시간을 단축시키겠다는 계획이 결국 강남 집값만 뛰게 할 뿐이라는 전망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지만 국내 최대 규모 대중교통 허브를 짓는데 필요한 예산과 기간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강남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분명히 해소된 점이 있다”며 “센터에 상업시설 등이 같이 들어가고 영동대로 지하도시 개발 계획이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분명히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서울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기에 있는데 개발 계획 발표에 따라 강남 일대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가격 하방 경직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개발지 주변 대치동 은마, 미도, 대치쌍용, 대치우성, 우성 1~3차, 아시아선수촌, 청담삼익 등 아파트에 직접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강남 아파트들의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가격이 유지된 이유가 결국 이런 대형 개발 계획 때문이 아니었겠나”라고 언급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환승센터 건립으로 GTX 개발이 빨라진다고 해도 어차피 강남 집중 현상만 심해질 뿐”이라며 “보통 일산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사람이 많지 강남에서 일산으로 출근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나. 결국 강남만 수혜를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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